2400억원대 분식회계 혐의 고려산업개발 전 사장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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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대검 공적자금비리 합동단속반은 2400억원대의 분식회계와 대출 사기를 지시한 혐의(특경가법상 사기 등)로 고려산업개발(현 두산산업개발) 김주용(67) 전 사장을 구속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1996년 고려산업개발의 상장 이후 3년간 2413억원의 분식회계를 지시하고, 이를 이용해 2452억원을 국내 금융기관 등으로부터 대출받은 혐의다. 김씨는 97년 12월 당시 부실화된 한라중공업의 기업어음(CP) 100억원을 매입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업무상 배임)도 받고 있다.

검찰은 김씨와 공모해 99년 5월 회사 자금 250억원을 빼돌려 주가를 조작한 혐의(증권거래법 위반)로 정상진 부사장 등 관련자 4명에 대해선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또 이진호 고려산업개발 전 회장이 98년부터 3년간 근로자 노임을 부풀리는 방법으로 34억원을 횡령한 단서를 포착했으나 미국 시민권자인 이씨가 해외에 체류 중이어서 내사 중지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분식회계 등으로 금융기관이 떠안은 부실채무는 1274억원이고, 주가 조작에 따른 일반 투자자의 손해는 최소 23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다. 고려산업개발은 2001년 3월 부도난 뒤 지난해 5월 두산건설과 합병됐다.

김종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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