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에 찢긴 미국] "미국 경제성장률 1%p까지 하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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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리나로 인한 미국의 경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자연재해 위험평가기관 리스크매니지먼트솔루션스(RMS)는 카트리나 피해액이 당초 예상했던 250억~300억 달러를 훨씬 웃도는 10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월스트리트 주변에선 올 미국의 성장률이 0.3~1%p가량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CNN은 4일 카트리나가 원유 생산과 정제 부문 외에도 부동산 경기와 무역 등 미국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정부는 갤런당 3달러 선을 넘어선 휘발유 값을 잡기 위해 실태 조사에 나섰고 필요할 경우 한시적으로 세금을 면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클로드 만딜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지난 3일 독일 일간지 디 벨트(Die Welt)와 인터뷰에서 "카트리나가 전 세계에 에너지 위기를 부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만딜 사무총장은 이어 "만약 카트리나가 미국 원유 생산에 계속 악영향을 미친다면 위기는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다"며 "누구도 이번 피해가 미국에 국한된다고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IEA는 이에 따라 3일 한국을 포함한 26개 회원국의 비축유 공동 방출에 전격 합의했다. 방출량은 하루 200만 배럴씩 30일간 모두 6000만 배럴에 달한다. 한국 정부의 방출 규모는 하루 9만6000배럴씩 30일간 288만 배럴로 정부 비축량(7650만 배럴)의 3.8%며, IEA 회원국이 방출할 물량의 4.8%다. 늦어도 18일 이전에 방출이 시작될 것이라고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4일 밝혔다.

1980년대 원유 비축사업이 시작된 이후 정부가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는 것은 걸프전쟁(1990~91년) 이후 두 번째다.

산자부 관계자는 "IEA의 비축유 방출량은 세계 석유수요의 2.5%에 해당하는 양으로 카트리나로 인한 미국의 하루 원유 생산.정제 차질 물량(200만 배럴)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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