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검객들, 나가서 놉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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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초등학생들이 도복을 입고 검술을 선보이고 있다. 알루미늄으로 만든 검을 사용한다. [중앙포토]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넓은 스타디움은 늘 한산하지만 생활체육 단체들이 모인 1층 체육관은 제법 분주하다. 이곳에서는 시간대 별로 에어로빅·요가 등 스포츠 교실이 열린다. 검도도 그 가운데 하나다.

 전통적인 검도장은 조명이 밝지 않다. 죽도와 기합소리만 울려 퍼지는 근엄한 분위기가 연상된다. 1995년 드라마 ‘모래시계’에 나왔던 보디가드 재희(이정재)가 검도를 하는 장면이 인기를 끌면서 한 때 검도 열풍이 불기도 했다. 당시 검도를 배우려는 학생들이 늘면서 검도 인구가 수백 만 명에 이르렀다. 그 때도 검도는 근엄했다.

 지금은 80만~100만 명이 검도를 꾸준히 즐긴다. 유단자는 18만 명에 이른다. 전국의 검도장은 약 1500개. 잠실처럼 관공서가 운영하는 검도 교실이 정식 검도장보다 많다. 특히 최근엔 생활스포츠로서 검도를 배우는 어린이와 장년층이 두터워졌다.

 도성기 국민생활체육전국검도연합회 사무처장은 “검도는 심신을 수련하는데 최고의 운동이다. 엄숙한 분위기 때문에 대중과 거리가 있었는데 요즘은 생활체육으로 자리잡으면서 친근하게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최근 검도는 체육관에서 벗어나는 추세다. 야외에서 조선세법과 본국검법(신라시대부터 전해지는 검법)을 수련한다. 대련 위주의 프로그램도 종이 베기(초보자)와 대나무·볏짚 베기(유단자)가 생기는 등 다양해졌다.

 특히 종이 베기는 2013년 생활체육전통스포츠 무예대축전 종목이 됐다. 종이 베기를 통해 자신의 검이 움직이는 방향을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련의 재미를 더할 수 있다. 검도에 게임의 요소를 가미한 것이다.

 검술은 인류 역사와 함께 한다. 이집트는 기원전 1500년 경에 막대기 싸움을 한 기록이 남아 있다. 현대 검도의 원형은 신라 화랑들이 격검(擊劍)을 수련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이것이 일본에 전해져 스포츠로서 검도가 만들어졌다. 도 처장은 “ 검도의 뿌리는 우리나라에 있다. 우리는 우리 방식대로 전통스포츠 검도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생활체육회는 전통스포츠 무예대축전을 비롯해 국민생활체육회장기·국무총리기 등 매년 4~5개 대회를 주최하고 있다.

  김식 기자

◆스마일 100=‘스포츠를 마음껏 일상적으로 100세까지 즐기자’는 캠페인. 중앙일보와 국민생활체육회가 진행하는 생활 밀착형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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