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의원 조기 선거, 연립여당 자민·공명당 3분의 2 의석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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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치러지는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집권 자민당이 300석(전체 475석)을 넘는 의석을 차지하는 압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민당은 과반(238석)은 물론 국회 운영에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 필요한 절대안정다수인 266석을 손쉽게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대 318석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오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과 니혼게이자이(니케이)신문 등은 연립여당인 자민·공명당은 합해서 3분의 2(317석) 이상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반면 제1야댱인 민주당은 현재의 의석과 비슷한 현상유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종전 62석)은 아사히 조사에서 66∼89석을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세자릿수 의석을 목표로 했지만 달성이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유신회의 하시모토 도루(橋下徹)파 의원들과 통합당이 합쳐서 9월 결성한 '유신의 당'(종전 42석)은 22∼34석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와 자민당은 이 같은 압승분위기에서 총선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독주 견제심리는 커져 투표율이 낮아지고 반발 표가 늘어날 것을 우려, 막판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1955년 창당한 자민당은 이번 총선에서 역대 최대의 승리를 목전에 두고 있다. 아사히에 따르면 자민당의 최대 의석은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根康弘) 총리 시절인 1986년 중·참의원 동일(同日) 선거에서 거둔 300석(전체 512석)이다. 의석비율 최고는 60년 총선의 63.4%(296석)였다. 이번에 302석을 얻으면 이를 넘어서게 된다. 역대 일본 중의원 최다 의석은 현재 야당인 민주당이 정권교체를 실현했던 2009년 선거에서의 308석이다. 당시 의석비율은 64.2%였다.

자민·공명당이 이번 선거에서 3분의 2를 차지하려면 317석을 얻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참의원에서 부결된 법안도 중의원에서 재의결을 통해 통과시킬 수 있게 된다. 지난달 21일 해산된 중의원에서 양당의 의석은 325석이었다. 두 당의 역대 최다 의석은 2005년의 이른바 '우정선거'에서 얻었던 327석이었다.

일본 헌법에 따르면 중·참의원 양원 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개헌의 발의가 가능하다.참의원에선 자민·공명당이 합해도 3분의 2 의석에 모자란다. 따라서 개헌을 위해서는 야당의 일부 의원들의 가담이 필요하다.

이번 중의원 선거는 아베 총리가 소비세 증세를 연기한다는 이유를 내세워 의회를 해산, 조기에 실시되는 것이다. 자민당은 애초 의석 감소가 예상됐지만 선거전 초반부터 기선 제압에 성공, 압승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경환 기자 helmu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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