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의 엘리트 남성들 똑똑한 여자 꺼린다-여기자 「매클레런」, 『워싱턴의 귀』 펴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최근 워싱턴 언론가는 워싱턴 스타지에 7년간 워싱턴의 가십거리를 기고해온 여기자 「다이애너·매클레런」이 펴낸 『워싱턴의 귀』라는 책이 화제가 되고 있다.
『워싱턴 엘리트들간의 스캔들·루머·가십 모음』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에는 한 여기자의 눈에 비친 소위 워싱턴 일류 인생들의 꼴불견적 우월감, 여자기피증, 정객들을 둘러싼 갖가지 가십거리들이 노련한 여기자의 재치있는 필치로 날카롭게 묘사돼 있어 한층 흥미를 돋운다.
『워싱턴의 실상은 워싱턴에 있는 학교 운동장들에서 벌어지고 있는 실상과 같다. 즉, 워싱턴의 남학생들이 워싱턴의 여학생들과 놀려고 하지 앓는 것과 마찬가지로 워싱턴의 소위 일류인생들은 워싱턴의 똑똑한 여자들과 어울리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러나 직장에서는 어쩔 수 없이 어울리게 된다. 왜냐하면 학교에서와 마찬가지로 어울릴 수밖에 없기 때문.
워싱턴의 남자엘리트들도 집안에서만은 다른 남자들과 똑같이 집안의 허드렛일을 도와 아내의 환심을 산다.
그러나 그밖의 곳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그들은 오락장이나 각종 클럽에서 여자들을 보는 것을 원치 않으며 여자들이 권력구조에 끼어 들어 놀아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여자들이 차갑고 비판에 찬 눈으로 자신들을 쳐다보는 것은 더더욱 원치 않는다.
워싱턴에 스태그 파티(남자들만 참석하는 파티)가 넘쳐나는 것도 바로 그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러한 스태그 파티는 기자사회에서도 하나의 관습처럼 굳어져 가고 있다.
일례로 백악관 출입 남자기자단은 NBC-TV의 「존·팔머」기자가 결혼했을 때 자기네들 끼리만의 스태그 파티를 열어 여기자들을 물 먹였는 가 하면, 에번즈 앤드 노버크 칼럼의 「로버트·노버크」 생일에도 조지타운 클럽에서 『여자 출입 금지』라는 푯말아래 자기네들끼리만 놀아 여기자들을 분노케 했다.
이에 격분, CBS의「레슬리·스털」과 AP통신의 「모린·샌티니」가 주동이 된 백악관 출입 여기자단도 여자들만 참석하는 헨파티를 열어 백악관 출입 남자기자들에게 복수했지만 앞서 「노버크」의 생일파티 같은 경우에는 복수할 길이 없어 KO패 당하는 수밖에 없다.
남자기자들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의 복수를 좋아한다.
일례로 「헨리·키신저」전국무장관의 한창시절 그가 「바버러·월터즈」와 「메그·오즈머」 등 두 여기자와의 인터뷰 요청에만 응하고 「머빈·캡」이라는 남자기자의 요청은 거절한 적이 있었는데, 이에 격분한「머빈」은 그후「키신저」를 만날 때마다 악수하기를 거절, 인터뷰 요청을 거부당한 앙갚음을 톡톡히 했다.
저명기자들로만 이루어진 고급사교단체인 그리디톤클럽은 얼마전에야 여기자 2∼3명의 가입을 허용했는데, 일부 케케묵은 사고방식을 지닌 남자기자들은 이 클럽이 여자들을 받아들인 후부터 망조가 들기 시작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연합】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