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상 수상자로 뽑힌 김덕준씨|사재털어 "축구꿈나무" 5만명을 가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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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체육인으로서는 처음이어서 영광보다는 오히려 더욱 어깨가 무거워지는것 같습니다.』 일요축구학교를 열어 어린이들에게 축구의 보급을 위해 평생을 바친 공으로 올해 새싹회 (회장 윤석중)가 정한 제26회 소파상 수상자로 선정된 김덕준씨다.
항상 먼 미래를 내다보며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바른 축구」「바른 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사재를 털어 가며 한길을 걸어온 축구인 이다.
69년4월부터 일요 축구학교를 창립한 이래 5만여명의 축구 꿈나무들이 그의 손을 거쳐갔다.
『프로야구 출범이후 어린이들에게 야구가 큰 인기를 끌게되고 축구가 갈수록 침체되어 더없이 안타깝다』고 말하는 김씨는『한국축구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어린이들에게 올바른 축구를 지도, 보급해야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프로야구 탄생이후 일요 축구학교 (서울 한남동 미동국교)의 어린이도 평균 1백여명에서 60∼70명으로 줄어들어 원로 축구인은 더욱 가슴아파한다.
일제시대 민족의 울분을 풀었던 축구의 재건이 그래서 더욱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지방에서의 축구열은 아직도 대단해 지난8월의 여름 방학때는 강원도 태백시의 탄광촌에 있는 삼성 국민학교를 찾아가 3일간 축구강습회를 열었고 어린학생들의 『하겠다』 는 의지에 의롭게 살아온 축구의 길에 더없이 큰 보람을 느꼈다고.
13년간 일요축구학교를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것은 재정적인 문제. 회원들에게 수료증과 상장·상품을 주기 위해서는 연간 최소한 1백여만원이 필요하고 이 돈은 김씨가 모두 사재를 털어 부담하고 있다. 74년부터는 봄방학을 이용, 일본 스포츠 소년단을 초청하여 일본축구학교 의원들과 경기를 갖고있어 어깨는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64년 동경올림픽에서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국제심판을 맡기도 한 김씨는 귀국후 어린이축구 보급을 위해 이 일요축구학교를 열기로 하고 69년부터 어린이축구 보급을 위해 외곬인생을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
43년 연세대를 졸업한 후 축구코치와 심판으로서 축구보급에 한평생을 살아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체육공로상을 수상하는등 한국축구의 산 증인 이기도 하다.
『숨을 거두는 날까지 일요축구학교에서 어린이를 지도하며 여생을 바치겠습니다』
원로의 굳은 결의가 차라리 숙연하다.
소파상 시상식은 일요축구학교 졸업식날인 오는 12윌4일 하오2시30분 대한체육회강당에서 거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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