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년도 학력고사 재수생이 일단 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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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83학년도 명문대학, 입시 판도는 재수생들에 의해 좌우될 것 같다. 대입 학력고사를 1주정도 앞둔 23일 현재 각 고교와 입시계 학원이 실시한 모의고사 결과 고3학생들의 학력이 지난해에 비해 대체로 떨어진 가운데 상위그룹 수도 많이 줄어든 반면 재수생들(약25만명)의 성적은 상위그룹 수가 늘어난 데다 점수도 평균 10∼20점(총점 3백20점 기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올부터 교내 보충수업이나 방송수업까지 전면 금지된 반면 82학년도 입시에서 3지망을 믿고 명문대에 원서를 냈다 낙방한 우수한 재수생들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바람에 83학년도 입시에서도 명문대 탈락 재수생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재학생>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대학입학 모의고사를 치른 서울사립명문 H고교는 평균점수가 1백90점(체력장 20점 제외, 3백20점 만점)으로 지난해보다 평균5점이 낮아졌고 2백10점 이상인 학생도 지난해 l백20명에서 90명으로 25%정도 줄었다.
특히 재학생들의 실력 저하는 상위 그룹 학생들에게서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S여고의 경우 2백70∼3백점대 우수 학생들이 지난해는 23∼24명에서 올해는 겨우 15~16명, 3백점 이상의 고득점자도 지난해는 4명 정도 있었으나 올해는 단 한명도 없다.
지난해 서울대에 44명을 합격시켰던 B고 역시 상위그룹 학생들의 이 같은 실력 부진으로 이번에는 20명의 합격자도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 신흥 명문고교인 K고, S고, Y여고등도 마찬가지였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중앙대부고 박내창교사등 진학 지도담당 교사들은 『지난해 수험생들은 고2학년 1학기까지 과외 수업등을 받을 수 있었던데 비해 올해 3학년 학생들은 전혀 그 같은 기회가 없었고 올해부터 보충 수업이나 방송 수업 전면 금지등 제약이 뒤따라 정규 수업외는 학생들을 충분히 지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재수생>
서울 C학원 종합반의 경우 수강생 2천5백명의 모의고사 성적이 작년보다 10점(총점 3백20점 기준)정도 높고, 연·고대이상의 명문대 합격이 무난할 것으로 보고있는 2백50~2백60점대의 우수 수강생들도 45%(작년40%선)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은 종합반이 있는 학원들이 거의 마찬가지로 대성학원 교무부장 조병기씨는 『금년 재수생들이 지난해 보다 대체로 성적이 뛰어나 대성학원 재수생의 경우 작년보다 평균 2O점 정도가 웃돈다』고 밝혔다.
종로학원 정경진원장은『올해는 서울대등 명문대 탈락생들이 대부분 재수생으로 흡수돼 지난 2월 똑같은 문제로 시험을 치른 결과 금년 수강생들의 성적이 작년보다 문과는 20점, 이과는 10점 정도 높게 나타났다』고 밝히고 『재수생들의 명문대 진학이 예년에 볼 수 없을 만큼 강세를 보일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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