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을 때 조용한 아기는 비정상|간지려도 반응 없으면 신경계이상-김경희<연세대교수·발달심리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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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신생아는 손가락에서부터 발가락에 이르기까지 사지가 굽어져 있고 머리는 한쪽으로 향해 있는 것이 전형적인 것이다. 그런데 아기의 사지가 전체적으로 뻗쳐 있거나 또는 기지개를 켤 때 한쪽으로만 움직임이 나타나는 경우는 신경계통, 특히 뇌손상이 된 경고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주의 깊은 엄마들에게는 쉽게 관찰될 수 있다.
건강한 신생아는 깨어 있을때 가만히 있지 않고 세차게 허위적거리며 젖을 빠는 듯한 입과 입술의 움직임이나 손의 꼼지락거림도 볼 수 있다. 이러한 반응이 전혀 보이지 않고 가만히 있거나 너무 조용한 것 같은 아기는 계속 관찰을 필요로 한다.
시험삼아 신생아의 겨드랑이를 엄마 팔로 받쳐서 일으켜 세웠을 때 앞으로 가려는 듯한 반응이 나타나지 않고 뻗장다리로 뻣뻣이 있으면 역시 신경계통의 손상을 의심해 볼만하다( 「헬브뤼게」교수).
출생 후 3∼4주에 발바닥을 가볍게 간지렸을 때 그쪽의 발가락을 바깥쪽으로 부채살같이 펴는 것이 정상적인 반사인데 아무런 반응이 없을 때, 또 손바닥을 건드렸을 때 아기가 엄지손가락과 다른 손가락을 빨리 오므려서 건드린 물체를 손바닥으로 눌러 꽉 쥐게 되는 것은 정상적인 반사행동이다. 그런데 손바닥이 그대로 벌려 있는 경우에는 신경계통·뇌 손상을 의심할 수 있다.
신생아는 강한 빛이나 소리에 대해 이마를 찌푸리고 눈을 깜빡거리며(눈은 감은 채이기는 하지만)손을 뿌리치는 듯한 반응을 나타낸다.
청각기능을 위한 구체적인 실험으로서 아기의 옆쪽 20cm가량 떨어진 곳에서 얇은 종이를 소리내어 아기가 머리를 소리나는 쪽으로 움직이는 듯한 반응을 보이면 정상이라는 것이 뮌헨대학교 소아과의사「슐츠」박사의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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