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3인방 "만세 ~ 만세 ~ 만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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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샌디에이고.애리조나.로스앤젤레스. 미국 서부에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승리 찬가'가 울려퍼졌다.

25일(한국시간) 나란히 선발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샌디에이고 파드리스).서재응(뉴욕 메츠).김병현(콜로라도 로키스)이 모두 팀 승리를 이끌었다. <표 참조> 박찬호와 서재응은 승리투수가 됐고, 김병현은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지만 무실점 투구로 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The Good-박찬호 5이닝 5피안타 2실점. 시즌 11승. 파드리스 7-4 휴스턴 애스트로스.

박찬호는 20일 애틀랜타 원정에서 힘겨운 시즌 10승을 올렸다. 그리고 5일 만의 홈구장 등판. 홈구장과 팀 타선이 주는 푸근함 속에 잘 던졌다. 1회 초 유격수 대미언 잭슨의 실책에 이어 랜스 버크먼에게 2루타를 맞아 1점을 내줬지만 곧바로 팀 타선이 1점을 만회했고, 2-2 동점인 5회 말 4안타와 볼넷 두 개를 묶어 타자일순하며 3점을 뽑아 박찬호에게 승리투수 자격을 안겨줬다. 박찬호는 2-1로 앞선 5회 초 2사 후 버크먼에게 동점타를 얻어맞고, 2사 만루의 역전 위기에까지 몰렸으나 제이슨 레인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날의 고비였다.

*옥에 티=70개밖에 안 던진 상황에서 5회 말 타순 때 대타 마크 스위니로 바뀌어 6회 초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부분. 지난 두 차례 선발등판에서 경기 중반 한순간에 급격히 흔들린 게 부르스 보치 감독의 신뢰를 얻지 못하게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The Better-김병현 6.2이닝 3피안타 무실점. 승패 없음. 로키스 2-1 LA 다저스.

최근 2연패의 부진에 빠졌던 김병현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 자신있게 던졌다. 5회 1사까지 노히트 노런일 정도로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고, 다저스 타자들의 타이밍을 흔들어 놓는 완급조절도 좋았다. 주자가 나가면 흔들리곤 했던 불안함도 이날은 없었다.

5회 1사 2, 3루의 위기에서는 D J 홀튼을 삼진, 오스카 로블레스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고, 6회 1사 2루에서는 제프 켄트를 삼진, 올메도 사엔스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옥에 티=7회 2사 1, 2루의 위기. 한 타자만 더 잡으면 7회를 마감할 수 있는 상황에서 랜달 윌리엄스로 교체된 것. 7회까지 무득점에 허덕이던 로키스가 8회 초 2점을 뽑아 리드를 잡았기에 그 아쉬움이 더 컸다. 투구수가 106개에 이른 것이 교체의 이유. 투구 수가 많아진 것은 최희섭에게 두 개를 비롯한 다섯 개의 볼넷 탓이었다.

▶The Best-서재응 7이닝 7피안타 2실점. 시즌 6승. 메츠 18-4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8월 4연승. 평균자책점(방어율) 0.89. '8월의 사나이' 서재응의 앞길에는 거침이 없다. 눈부신 상승세와 호투를 이날도 이어갔다. 서재응은 타석에서도 2루타와 땅볼로 2타점을 올렸고, 볼넷도 하나 얻어내 공격에도 보탬이 됐다. 메츠 타선은 2회부터 7회까지 매 이닝 점수를 뽑아내 서재응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서재응은 6회까지 4안타를 맞았으나 단 한 번도 연속안타는 없었고, 자로 잰 듯한 특유의 제구력으로 볼넷은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옥에 티=17-0으로 크게 앞선 7회 말 2사 후 서재응은 연속 3안타를 허용하며 2점을 잃었다. 이 점수만 아니었다면 꿈의 방어율로 불리는 0점대 방어율이 가능했다. 스코어가 크게 벌어져 집중력이 흐트러진 탓일 뿐, 구위의 문제는 없었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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