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석버스 계수기 설치로 운전사·승객 시비잦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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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울시내 일부 대형좌석버스에 계수기가 처음 등장, 운전사와 승객들에게 짜증과 불편을 주고있다.
안내양이 없는 좌석버스에 단 계수기는 운전사의「삥땅」을 막기 위한 것으로 운전사들은 승객들이 타고 내리는 횟수에까지 신경을 쓰고 러시아워에 차에 탔다가 빈자리가 없어 내리는 승객들에게 짜증과 욕설을 하는 등 시비가 잦다.
정능∼도곡동은마아파트를 운행하는 16번 대진운수 좌석버스 (23대) 의 경우 이달 들어 계수기를 설치, 출퇴근 때 중간정류장에서 비어있는 좌석에 비해 많은 승객이 차에 오를 경우 운전사는 심한 짜증을 내고 빈자리가 없어 내리는 승객이 승강구 계단에 단 계수기를 밟을 경우 욕설과 면박을 주는 사례가 많다.
도곡동에서 신촌사이를 운행하는 12번(삼영운수)좌석버스와 도곡동∼광화문을 운행하는 14번 좌석버스도 계수기를 달아 승객들이 이 같은 불편을 겪고있다.
이 때문에 좌석이 없어 내리는 승객들은 승강구밑에 설치된 계수기를 밟지 않으려고 곡예를 하듯 조심스럽게 차에서 뛰어내리고 어린이와 부녀자·노인들은 높은 승강구를 뛰어 내리다 넘어지는 사례도 많다.
10일상오7시40분쯤 중앙극장앞 좌석버스정류장에서 삼영운수소속 12번 버스승객 김모양 (18· K여고3년) 이 좌석에 놓고 내린 우산을 찾으러 차에 탔다가 계수기를 잘못 밟아 운전사로부터 심한 욕설을 들었다.
이 같은 계수기의 부작용에 대해 좌석버스운전사들은 안내양이 없어 일이 고달픈데도 회사측이 계수기까지 달아「삥땅」감시를 해 짜증이 늘어나고 있다고 불평했다.
서울시운수당국은 계수기를 설치한 회사를 조사하고 있으며 노사합의를 통해 계수기를 없애도록 행정지도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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