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비즈] 우리 사장님 알고보니 '힙합 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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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 29세의 프리챌 손창욱(가운데) 사장이 직장인 힙합 동호회 연습장에서 춤을 추고 있다. [프리챌 제공]

지난달 커뮤니티 포털 프리챌 사장에 오른 29세 손창욱 사장. 그의 힙합 춤 솜씨는 정평이 나 있다.

손 사장은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취미로 힙합 춤을 추기 시작해 대학(서울대 공대 조선해양공학과) 때 힙합 댄스 동아리인 HIS 창단 멤버로 참여했다. 현재는 회원이 1300명인 직장인 힙합 동호회 프리 힙합(Free Hop)의 주요 멤버다. 매주 일요일 연습을 거르지 않는다.

손 사장이 제시하는 포털론도 '춤꾼'답다. 포털은 힙합처럼 다이내믹하면서 재미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좋은 소식보다 나쁜 소식이 많이 들리는 현대사회에서 포털은 바로 이런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힙합'같은 존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지론은 2003년 프리챌에 입사한 이후 하나씩 구체화됐다. 그는 전략기획실 팀장으로 근무하며 포털 최초로 유머 사이트를 시작했고, 파티 교류 사이트와 손잡고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해 좋은 평가를 얻었다.

그는 요즘 기존 부서를 70% 축소하고, 사옥을 서울 테헤란로에서 서초동 사옥으로 이사하는 등 구조조정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직원들과 일일이 만나 프리챌의 비전을 설명하고 '재미있는 경영'을 다짐한다.

손 사장은 프리챌을 차세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포털로 만드는 구상을 하고 있다. 커뮤니티 '사관학교'라 꼽히던 프리챌의 옛 영화를 되살리는 일이다. 그는 "현재 제2의 '폭탄 장치'를 기획하고 있다"며 "사용자들이 콘텐트를 소비만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생산하고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손 사장은 그러나 이런 사업 구조조정 계획을 추진하면서 적지 않은 부담을 안고 있다. 큰 조직에서 말단 직원을 겨우 면했을 법한 나이에 최고경영자(CEO)에 올랐기 때문이다. 실제 프리챌 직원 100명 중 약 20% 정도는 그 보다 나이가 많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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