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는 "살앙;ㅆ는 하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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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세상의 모든 것을 다 줘도 바꿀수 없는 귀한 당신의 아기에게 젖먹이는 기회는 일생에 단 한번밖에 없다. 이용할수 있는한 이기회는 최대한 이용해야한다. 생애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충족감에 넘치는 시기는 젖먹이는 시절일 것이다. 『아기의 양육을 우유에 의존하려는 산모가 늘어나는 것이 염려되어 미국의 한 소아과의사가 만들어낸 명구다. 이러한 전문가들의 조언때문인지 요즘의 세계적인 경향은 우유에서 다시 모유로 돌아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 77년에는 모유를 먹이는 산모가 43%이던 것이 80년에는 60%로 급속히 늘어났다.
이런 경향은 그동안 WHO를 비롯해, 각 단체의 캠페인이 주효한데다 모유에 대한 산모의 인식이 제자리를 잡아가고 있는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조제분유의 판매량이 안정상태에 있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65년에 처음 선을 뵌 조제분유의 판매량은 71년에 4천1백%t이던 것이 76년에는 8천7백인t으로, 80년에는 1만6천1백46t으로 5년마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그러나 이러한 증가추세도 80년을 고비로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는 것이 관계업계의 얘기다.
81년에는 1만6천4백28t으로 인구증가율을 밑도는 1·7%증가에 그쳤으며, 올해도 작년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사실 모유에 필적할만한 유아의 음식은 없다. 그리고 모유를 능가하는 분유를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얼마나 모유에 가깝게 조제하느냐가 문제이지 모유를 대신할 어떠한 유제품도 나올 수 없다는 것이 학자들의 견해다. 조제분유는 유고형분(유고형분)이 78%, 지방분이 20%, 나머지 2%가 비타민이나 무기질등 각종 첨가물이다.
고려대 유태종교수(식품공학)는 모유를 『살아있는 하얀피』에 비유하면서 분유와의 성분비교를 이렇게 들려준다.
우선 단백질의 구성성분이다. 모유가 2·01%, 우유가 3·39%로 비록 단백질의 양은 우유가 많지만 그중 모유는 카제인이 0·8%, 알부민과 글로볼린이 l·21%인데 비해, 우유는 각각 2·88%, 0·51%다.
즉 우유에는 카제인이 많기 때문에 위내에서의 소화·흡수가 느리고 위에 부담을 주는반면 모유는 소화 흡수가 쉽고, 더욱 중요한 것은 항체와 관련된 알부민이나 글로블린이 많아 바이러스나 세균에 대한 저항성을 모체로부터 자연스럽게 물려줄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모유아에게서 호흡기질환이나 설사등 소화기질환발생률이 훨씬 적으며, 변비나 습진·알레르기이환율도 적은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또 모유에는 지능발달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되어지는 「베타유당」이 많이 함유돼 있으며, 그밖에 비타민·회분등도 아기에게 훨씬 유리한 쪽으로 적당량이 함유되어 있다.
그래서 분유에도 효소나 아미노산·비타민등을 첨가해 모유와 가깝게 만들려고 하고는 있으나 결코 모유와 같이 만들수는 없다.
또 분유제조때 우리나라 산모들의 모유에 대한 종합적이고도 정확한 성분조사연구도 없이 일부 문헌에 의존하여 특정 성분을 첨가하는 일은 순서가 뒤바뀐 일이라고 유박사는 말한다.
왜냐하면 식생활습관등에 의해 모유도 어느 정도의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모유는 그 구성성분뿐만 아니라 젖을 빨리는 산모에게도 잇점이 있다. 젖을 빨리면 옥토신이라는 호르몬이 증가해 산후회복이 빠르다.
이밖에도 모유는 그 경제성·위생성·안전성·간편성등 분유가 따를수 없는 잇점도 많다.
한편 서울대 의대 고광욱박사(소아과 과장)는 모유의 잇점을 아기에게 주는 심리적·정신적인 면에 더 두지 않을수 없다고 강조한다.
아기는 엄마품에 안겨 젖을 빨면서 모아간의 눈길을 교환하는사이 애저을 터득하는 것이라며 엄마의 젖이야말로 동심의 고향이라고 말한다.
그것이 아기에게 안정된 정서를 가지게 하고 더 적극적이고, 더 활달한 성격을 가지는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고박사는 모유를 먹일수 없는부득이한 경우, 예를 들어 직장에 나가야 하거나, 젖이 적거나 또는 폐결색등의 급성전염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최소한 3∼6개월은 엄마젖으로 아기를 키울 것을 권한다.
우유는 일종의 보충식이라는 의미에서 커갈수록 많이 마시는것이 건강에 좋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신생아의 경우 우유는 모유의 보충식은 될수 있어도 모유의 대용식이 되어서는 안된다는것이 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렇게 보면 엄마의 유방은 여성의 맵시보다 아이를 위해 존재한다는 사실이 더욱 뚜렷해진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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