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제작진 '홍씨 스캔들' 연루 "상당부분 사실 … 단호 조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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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최문순 사장은 보도담당 간부와 기자 등이 사기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에게서 금품과 향응 등을 받은 것과 관련해 21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MBC는 이와는 별도로 이날 인사위원회를 열어 경찰 조사대상자인 7명 중 현직에 있는 5명 모두에 대해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최 사장은 이날 긴급 임원회의를 주재한 뒤 사과문을 통해 "공영방송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브로커와 어울리며 접대와 금품을 받았다는 것이 너무나도 부끄럽다"며 "이번 사건에 본사 직원들이 연루됐다는 것이 자체 조사에서도 상당 부분 사실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액수의 많고 적음에 관계 없이 브로커와 어울려 접대를 받고 금품을 수수했다는 것만으로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며 "경찰 수사와 관계없이 엄정하게 조사를 계속해 비위 사실이 확인되는 대로 일벌백계의 단호한 조치를 내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건을 MBC를 쇄신하는 개혁의 촉매로 삼을 것임을 분명히 약속드리며, 부끄럽기 한이 없으나 용기를 내어 시청자 여러분의 용서를 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MBC 측이 사기피의자 홍모(64)씨에게서 돈과 향응을 받고 시사 프로그램을 제작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2003년 말 취재진과 함께 네팔에 출장을 간 카메라 보조 직원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또 MBC 취재진이 네팔에서 사용한 경비 내역을 20일 제출받아 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

경찰은 홍씨가 2003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사건 무마, 대출 청탁, 아들의 군대 보직 변경 등을 위해 검찰.경찰.언론은 물론 금융기관 및 군 관계자들에게 90여 차례에 걸쳐 금품 로비를 벌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최민우.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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