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야기현 지진 14초 전에 예보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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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오전 11시46분30초쯤 미야기(宮城)현 앞바다에서 리히터 규모 7.2 이상 지진 발생. 미야기현 북부는 진도 5 이상 예상. 흔들림은 오전 11시46분48초 이후."

16일 오전 11시46분34초 미야기현 센다이의 한 초등학교에 일 기상청으로부터 이런 정보가 전달됐다. 지진 발생 4초 후, 지진으로 인한 흔들림이 시작되기 14초 전이었다. 예보 내용은 정확히 맞았다. 일 언론들은 17일 "기상청의 '긴급 지진 속보'시스템이 지진 피해 예방에 충분히 실용화될 수 있음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속보 시스템은 지진파의 종류에 따라 흔들림 전달 속도가 다른 점을 이용하고 있다. 지진이 나면 가장 먼저 미동의 P파가 온다.

그리고 그 후 본격적으로 출렁출렁 흔들리는 S파가 온다. 지진에 의한 건물 피해 등은 모두 나중에 오는 S파에 의한 것이다.

그런데 P파의 속도는 초속 7km인 반면 S파는 초속 4km다. 따라서 P파를 진원지에서 가까운 관측소에서 최대한 빨리 탐지한 후 수 초 사이에 진원과 진도를 추정, 각지에 경보를 전달하면 S파가 도착하기 전에 예방 조치를 취할 있다는 것이다. 현재 기술로는 탐지에서 경보 전달까지 10초 이내에 끝낼 수 있다. 일 기상청은 지난해 2월부터 도쿄 등 전국 140곳의 공공시설을 대상으로 이 시스템을 시험가동하고 있다.

일 기상청 관계자는 "대규모 피해가 우려되는 도카이(東海) 지진의 경우 도쿄에 S파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지진 발생 50초 후"라며 "긴급속보 시스템이 본격 운용되면 최소한 40초의 여유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가스를 끄고 철도 운행을 멈추는 등 생명을 지킬 수 있는 긴급 대처가 충분히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16일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진원지로부터 380km 떨어져 있는 도쿄의 기상청 직원들도 지진의 진동이 도쿄에서 느껴지기 20초 전에 지진 발생 사실과 예상 진도를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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