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 비서등 북측 8·15 대표단 16일 DJ 병문안 예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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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 민족대축전 참가를 위해 서울에 온 김기남 노동당 비서를 비롯한 북한 대표단 일부가 16일 김대중 전 대통령을 방문한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방문은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입원 중인 김 전 대통령을 찾아 쾌유를 기원하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특별지시에 따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6월 정동영 통일부 장관 면담 때 김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 초청 뜻을 밝힌 바 있다.

8.15 축전 이틀째인 15일 남북한과 해외대표단은 장충체육관에서 기조연설과 겨레에 드리는 호소문 낭독 등 본행사를 했다.

▶ 8.15 민족 대축전 행사에 참가 중인 북측 대표단이 15일 서울 현저동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둘러보고 있다. 각 대표단은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남북.해외 공동행사 준비위원회 명의로 대일 성명을 발표했다.[사진공동취재단]

◆ "김일성 6.25 때 서대문 형무소 다녀가"=15일 오전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을 찾은 북측 김기남 단장은 "독립운동을 벌인 사료를 남김없이 발굴해 인민 교양에 쓰셨으면 한다"며 "필요하면 저희들도 방조(협조)를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수감자 중에는) 김일성 주석이 가장 사랑하는 전사도 여러 명 있었다"고 강조했다.

북측 기자는"서대문형무소는 김 주석의 삼촌 김형권 선생이 옥사한 곳이며 그런 이유 때문에 김 주석이 조국해방전쟁(6.25) 때 직접 이곳을 다녀가기도 했다"고 말했다.

남북한과 해외대표단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에서 발표한 대일 성명에서 "일본 정부와 정치인들은 전범에 대한 미화와 참배를 중단하고 과거의 침략과 범죄행위에 대해 철저히 반성하고 사죄하며, 그 희생자들과 피해 국가에 정당한 국가적 배상과 보상을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성명은 일본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당국 대표가 참가하지 않고 민간 성격인 '공동행사준비위' 명의로 발표했다.

◆ "임동옥은 무서운 대남총책"=남북 당국 대표단은 신라호텔에서 불도장(佛跳牆).자연송이 등 코스 요리로 점심을 함께했다. 오찬을 낸 정동영 장관은 강원용 목사 등 각계인사에게 임동옥 조국평화통일위 제1부부장을 소개하며 "과거 임춘길이란 가명을 썼으며 북쪽에서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무서운 분"이라고 언급했다.

임 부부장은 수첩을 꺼내 "우리는 서울을 보았다. 이국의 도시가 아니었다. 평양과 똑같은 민족의 도시였다"로 시작되는 짤막한 자작시를 낭송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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