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거' 박지성 만점 데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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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신형 엔진' 박지성(24)이 팀 내 입지를 단단히 굳혀가고 있다.

13일 밤(한국시간) 한국인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에 출전한 박지성은 4-4-2 포메이션의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출장해 85분간 뛰었다.

특유의 지칠 줄 모르는 기동력과 과감한 돌파를 선보인 박지성은 전반 39분 반니스텔로이에게 결정적인 크로스를 연결했고, 후반 16분에는 게리 네빌의 긴 패스를 머리로 컨트롤해 골키퍼와 맞서는 기회를 맞았으나 왼발슛을 헛발질하는 바람에 절호의 득점 기회를 놓쳤다. 맨U는 리버풀의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에버튼과의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전반 43분 반니스텔로이의 선제골과 후반 1분 웨인 루니의 추가골로 2-0으로 낙승했다.

구디슨 파크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8강전에서 북한과 포르투갈이 맞붙었던 곳이다. '동양의 진주' 박두익을 앞세운 북한 대표팀이 당시 세계 최강 포르투갈에 먼저 3골을 넣으며 영국 관중을 경악시킨 것처럼 박지성도 엄청난 기동력과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영국의 스포츠 전문 사이트 '스카이스포츠닷컴'은 '원기 왕성하고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는 평가와 함께 박지성에게 팀 내 세 번째로 높은 평점 7점을 줬다. 루니(9점)가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고 골키퍼 에드윈 반데사르(8점)가 2위였다. 결승골을 뽑아낸 반니스텔로이와 수비수 가브리엘 에인세도 7점을 받았다.

AFP는 "이적생 박지성이 부상한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를 대신해 선발출장했으며 맨U의 2연승(챔피언스리그 데브레센전 포함)을 이끈 원동력으로 활약했다"고 소개했다. 퍼거슨 감독도 "박지성의 끈기 있고 집요한 질주가 대단했다. 그의 침투는 언제나 위협적이다"고 밝혔다.

정영재 기자

맨U, 홍콩 명보에 박지성 전면광고 게재

한편 맨U는 14일 홍콩 유력지 명보(明報)에 박지성을 홍보하는 전면 광고를 실었다(사진). 광고 효과가 1면 다음으로 좋다는 맨 뒷면이다. 프리미어리그 개막과 함께 아시아 팬들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광고 제목은 '붉은 악마(맨U의 별명)의 새로운 스타(新紅魔煞星)'다. 박지성이 드리블하는 사진 옆에 그의 이력을 자세히 소개했다. 13일 개막전에 출전해 맹활약했다는 내용도 있다. 홍콩은 아시아 지역에서 프리미어리그 시청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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