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모집 개선책 나왔지만 불만 남아

중앙일보

입력

  지난 27일 서울시교육청이 유치원 신입생 모집 대책을 긴급히 마련했지만 학부모들 사이에선 불만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10일 유치원 신입생 모집을 가ㆍ나ㆍ다군별 한차례씩 지원토록 하는 방안을 발표했다가 대다수 유치원이 가군에 몰리고 군을 배정하지 않는 유치원도 나타나 학부모들의 혼란이 심해졌다. 시교육청은 27일 긴급 회의를 열고 지원 횟수를 4회로 늘리고 가ㆍ나ㆍ다군을 고르게 분배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중복 지원을 막는 방안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삼았다. 학부모 홍모(34ㆍ여ㆍ서울 영등포구)씨는 "유치원 입학이 쉽지 않기 때문에 불안한 엄마들은 여전히 중복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교육청ㆍ교육지원청 관계자들이 불친절한 태도에도 비난이 쏟아졌다. 전화 문의를 하면 책임을 떠넘기거나 정책 담당자조차 말을 바꿨다는 것이다. 내년에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는 학부모 박모(34ㆍ여)씨는 지난 25일 거주지인 성북구의 유치원 59곳 중 50개가 가군에 몰려 있는 걸 보고 교육청 민원실로 문의 전화를 했다. 하지만 “거주지 교육지원청에 물어봐라”는 답변만 들었다. 교육지원청 담당자는 “정책 자체는 본청 소관이다”고 책임을 돌렸다. 박씨는 “답답한 마음에 교육청 유아교육과에 전화했더니 담당자가 사과 한마디 없이 대책 마련 중이란 말만 반복하고 나중엔 ‘여긴 개인 민원 넣는 곳이 아니다’고 짜증까지 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혼란이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현재 개별 교육지원청 홈페이지에 최종 조정된 유치원 신입생 모집 정보을 올려 학부모들이 참고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4회로 지원 횟수를 늘렸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정책에 따른다면 중복 지원이 실질적으로 줄어들 것”이라며 “일선 유치원의 신입생 원서 접수 현황을 시교육청이 받아 검토하는 방안도 논의중이지만 최후의 수단일 뿐 중복 지원을 하지 않는 건 학부모의 몫”이라고만 했다.

신진 기자 jin@joogn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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