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를 열어준 지성의 고뇌-김광균 시집<와사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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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우리나라에서 현대성을 지닌문학은 1930년대에 시작되었다. 30년대에는 따라서 많은 시인들이 있었으나 지금 그들의 작품을 접할수 있는 시인은 많지 않다.
그들중 김소월의 시를 감성적이라고 하고 한용운의 시를 관념적이라고 한다면 금광균씨의 시는 이들을 포용한 것으로 보인다. 39년에 나은 김씨의 시집 『와사등』 은 한국어의 시적밀도를 높여준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한국현대시의 입구를 열어준 작업을 해냈다.
김씨는 해방직후까지 10여년간 시작을 하다가 그후 거의 시를 쓰고 있지 않지만 이땅의 우리시단에 이미지즘을 토착화시키고 모더니즘의 한 기수가 된 사람으로서의 위치는 중요하다. 시집 『와사등』 에 실린 작품들은 쉬운 언어로 씌어졌으며 일제하의 지성의 고뇌를 담고 있는 것이어서 지금 되씹어 볼만한 작품들이다.
한용운의 『님의 침묵』, 윤동주시집도 권한다. 이어령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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