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입 경제] 매장서 사라지는 필름 카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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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제품의 침몰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DVD의 득세로 비디오테이프가 점차 사라져 가는 가운데 이번에는 필름카메라가 도마에 올랐다. 68년 전 사진관으로 시작한 영국 최대 규모의 가전 판매점 딕슨이 필름카메라 판매를 중단한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 보도했다. 영국에 221개 매장을 운영하는 딕슨은 앞으로 두달간 재고를 처리한 뒤 디지털카메라 판매만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딕슨의 브라이언 매그래이스 마케팅부장은 "지난해 12월 아날로그 테이프를 사용하는 VCR 판매를 중단하기는 했지만 필름카메라를 포기하는 것은 정서상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토로했다. 1937년 런던에 첫 매장을 열었을 때부터 50여년간 주력 제품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지털카메라가 열다섯 배 이상 많이 팔리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필름카메라의 몰락은 올 상반기 중 전 세계의 필름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1%나 줄어든 데서도 잘 나타난다. "시대와 기술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다"는 게 딕슨의 판단이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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