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몬 향수 효능 확인 안돼 '믿거나 말거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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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꼭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할 사람이 있습니까'.

최근 성인용품 매장과 인터넷 쇼핑몰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페로몬 향수'의 광고 문구다. 페로몬은 곤충 등이 성적 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발산하는 생체물질.

국내 업체들은 '뿌리면 이성을 내게로' '강한 성적 유혹' 등의 광고 문안을 앞세우며 페로몬 향수가 마치 성욕을 높이는 제품인 것처럼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한 인터넷 쇼핑몰은 "이성과 가까이 붙어 있을 수 있는 비디오방이나 DVD방에서 페로몬 향수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설명까지 내걸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페로몬이 인간의 성적 매력을 높여주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없지 않다"며 "다만 향수에 들어가는 '합성 페로몬'이 성욕을 높여주는 효과가 없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지적한다.

태평양화장품연구소 이승 선임연구원은 "업체들의 과장 광고 때문에 페로몬 향수를 '최음제'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며 "약이 아니라 서로의 호감을 높여주는 향수라고 이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에 유통 중인 상당수 페로몬 향수는 페로몬 성분이 아예 없거나 극소량만 들어 있어 향수 역할을 못할 정도로 조잡한 외국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낙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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