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막하혈종」은 뇌일혈과 달리 외부충격에 의한것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프로복서 김태식선수의 뇌부상은 많은 권투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주었음은 물론, 경기운영과 선수관리에 다시 한번 문제점을 던져준 불상사였다.
그의 병명은 경막하혈종이다. 경막외혈종과 더불어 두부외상으로는 가장 흔히 생기는 병명이다. 그러나 이병은 고혈압·동맥경화등에의해 뇌안에서 혈관이 터지는 뇌일혈과는 달리 일시적인 외부충격에 의한 것이다.
사람의 머리에는 머리카락이나 있는 두피안쪽에 뼈인 두개골이 5∼10㎜두께로 있고 그안쪽에 뇌가 있다. 두개골과 뇌사이에는 경막이라고 부르는 마치 두꺼운 비닐과 같은 두깨 1㎜정도의 막이 싸고 있어 뇌를 보호한다.
만일 어떤 외상이나 급작스러운 충격에 의해 경막의 혈관이 파열돼 경막바깥쪽, 즉 두골과 경막사이에 출현이 일어나 혈종(핏덩어리)이 생기는 경우를 경막외혈종이라고 하고, 경막아래쪽, 즉 경막과 뇌사이에서 뇌표면의 혈관이 파열돼 피가 괴는 것을 경막하혈종이라고 구분하고 있다.
피가 괴게 되면 뇌표면에 압력이 가해지고 시간이 경과하면서 모든 운동신경과 지각신경의 통과구역인 뇌수를 압박하게 됨으로써 혼수·마비·기억상실등 여러가지 증세가 따르게 된다.
임상경과에 따라 각기 급성·아급성·만성으로 분류되는데 급성은 다친지 수시간, 또는 2∼3일이내에 혼수 내지는 신체마비가 오는 경우로 김선수의 경우 급성경막하혈종에 해당된다.
수술은 두개골을 열어 혈종을폴 제거한후 출혈부위를 지혈하는 것으로 손상부위에 따라 후유증이 클 수도, 작을수도 있다. 광범한 부위에서의 뇌손상일 경우에는 뇌부종이 일어나고 뇌압상승·뇌수압박으로 사망하는 예도 많으며, 생명은 건지더라도 완전, 또는 불완전마비, 정신기능 이상으로 고생하게 되고, 반대로 주요부위가 아니라면 혈종제거·지혈로써 수주일정도면 완치될 수도 있다.
강남성모병원의 송진언박사 (신경외과과장)는 김봉직선수의 경우 『수술을 즉시 했고, 하룻만에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보아 운동이나 지각 기능과 관계가 적은 부위의 손상으로 보여진다』 고 말하고, 회복도 순조로울 것으로 예상했다.
만성의 경우는 아주 가벼운 뇌부상으로 초기에는 두통정도외에 별다른 이상을 느끼지 못하다가 수주∼수개월이 경과하는 사이 정신착란이나 기억력감퇴등이 서서히 오는데 송박사는 증세가 가볍다고 오히려 정신과 쪽으로 찾아 수술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한다.
이러한 두부손상은 권투뿐아니라 교통사고, 작업장, 또는 음주후 길에서나 계단에서 넘어졌을 경우, 책상모서리에 부딪쳤을때, 비행기가 에어포킷을 만나 급강하될때 머리를 부딪칠때등 흔히 있을수 있는 질병이다. 따라서 밖으로 큰 상처가 없는 경우도 내부적인 출혈이 진행될수 있으므로 환자의 상태를 살펴 수술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신종오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