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학원·골목유치원 유아교육 금지"는 부당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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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관인 유치원·새마을협동유아원에서만 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담당자들은 어느 것에 사는 사람들인지 알고싶다.
여기 밑바닥에서 살아가는 처절한 삶을 한번 와서 보시고 말씀 해보시기 바란다.
동네 어린이 놀이터조차 없는 마당에 관계자들이 시설운운 하는 것은 꿈속의 동화에나 나오는 .이야기다. 시장 바닥에 내버려진 아이들, 재개발에 묶여 방한칸, 부엌한칸, 아니면 부엌도 없이 4∼5식구가 한집에 3∼4가구, 심지어10여가구씩 살고 있는 이지역에 와 보시고 말씀하시기 바란다.
우리동네에도 소위 관인유치원이 하나 있다. 하지만 80명을 수용하고 나면 나머지 유아들은 차길이나 시장바닥에서 어른들의 아귀다툼에 희생물이 되어야한다. 이를 보다못해 관에서 인정받지 못한 「유치원」 들이 나름대로 유아교육을 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자격여부를 따져 폐쇄시킬 것이 아니라. 이들의 질을 높이고 시설을 늘려주는등 지원을 해주는 일이다.
외국의 경우, 유아교육에 많은 예산을 두고 있다고한다. 어릴때의 교육은 일생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고 본다.
지금의 유아교육을 하고 있는 학원이나 선교원, 과외교습을 문제 삼을 것이 아니라, 유아교육종사자들의 재교육을 제도화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내 나라의 내일을 이끌어갈 인재를 가르친 것이 죄가 돼 법의 제재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도저히 말이 안된다. 산동네·달동네 몇군데만 다니고 말씀해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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