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하수서 각종 약물 검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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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서울.부산.대구.광주 등 대도시 하수처리장에 유입되는 생활하수에서 소염진통제.콜레스테롤 저하제 등 각종 약물이 다량 검출됐다. 특히 하수처리를 거친 방류수에서도 약물이 남아 있어 하천 생태계 교란과 인체 건강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 환경공학과 김상돈 교수팀은 국내 처음으로 하수처리장 다섯 곳에 들어오는 생활하수를 대상으로 9종의 약물 농도를 분석한 결과를 1일 공개했다. 소염진통제인 디클로페낙의 경우 서울의 한 하수처리장 유입수에서 최고 9.87ppb(1000분의 1ppm)까지 검출됐는데, 이는 지금까지 유럽 등 외국에서 확인된 최고 검출치인 1.2ppb보다 8배 이상 높은 수치다.

광주의 한 하수처리장에서는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약물인 클로피브르산이 4.38ppb, 해열진통제인 살리실산(아스피린)은 88.99ppb까지 검출됐다. 외국 최고 검출치의 2 ~ 3배 수준이다. 생활하수에서 다량의 약물이 검출되는 것은 복용한 약물이 체내에서 분해되지 않고 배설되고, 일부에서는 복용하고 남은 약물을 하수구를 통해 버리기 때문인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강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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