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즐겨읽기] 스티븐 호킹을 만든 건 호기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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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블랙홀과 아기 우주
스티븐 호킹 지음, 김동광 옮김, 까치, 256쪽, 1만원

우주는 신비하다. 그만큼 잘 알지못한다는 얘기다. 오늘날 우주왕복선이 오가지만 우주에 대해 우리가 아는 것은 지구상에 있는 전체 모래 중 한 알갱이 정도만도 못하다. 저자인 스티븐 호킹은 오늘날 우주와 관련해 가장 유명한 사람중의 한 명이다. 과학도가 아니라도 어지간하면 블랙홀에 대해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고, 블랙홀하면 호킹을 떠올릴 테니까 말이다.

이 책은 호킹의 대표작인 '시간의 역사'와 그것의 최신판인 '호두껍질 속의 우주'와 함께 3부작이랄 수있다. 1993년 나왔으니 시간적으로 두 저작의 중간 작품이다. 하지만 다른 두 책과는 성질이 다르다. 76년부터 92년에 걸쳐 썼던 글과 여러 곳에서 했던 강연문들을 하나로 엮었다. 그래서 전체13개 장이 독립성을 갖고 있고, 구어체의 성격 때문에 상대적으로 읽어내기에 쉬운 편이다. 하지만 아무리 쉽게 설명했다해도 수학이나 물리학 등의 고급이론들이 동원돼 만만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장점은 호킹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데 있다. 어린 시절부터 오늘에 이르기 까지 그가 품었던 주된 과학적 물음이 무엇이었고, 어떻게 진전돼왔는지 소상히 알 수있다. 그가 여덟살에야 글을 깨쳤고 고교성적도 반에서 중간쯤이었지만 아인슈타인이란 별명을 들었다는 자기고백서부터 무엇이든지 작동원리를 알아보고자 하는 호기심이 오늘날의 자신을 만들었다는 자기진단도 흥미를 끈다.

이만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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