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창조성」으로 이미지 굳혀|5회 째 『중앙미전』…역대 대상수상 7인의 초대전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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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다양한 창조성」으로 그 이미지를 굳혀가고 있는 중앙미전이 올해로 제5회를 맞는다.
그간 중앙미전을 통해 배출된 수많은 신진작가들이 이제 화천에서 뿌리를 내려 주목받는 작가로 성장했다.
7일부터 1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중앙미전에는 역대 대상수상자 7인의 특별초대전을 마련, 수강 이후의 변모를 보여주는 자리를 갖는다.
한국화부문의 박대성(2회) 이숙자(3회)씨, 양화부문의 김창영(3회) 강덕성(4회)씨, 조각부문의 강대철(1회) 백철수(2회) 오세원(3회)씨 등이 자랑스러운 면면들이다.
길게는 4년, 짧게는 1년간의 작업변화를 보여주는 이들은 크게 나누어 같은 모티브를 심화시켜 가고 있는 그룹과 발전적으로 새로운 모티브를 찾아 새 작품세계를 개척해 가는 그룹으로 꼽을 수 있다.
박대성 이숙자 김창영 백철수씨가 전자에, 강덕성 강대철 오세원씨가 후자에 속한다.
가장 괄목할만한 변화를 보이는 작가는 강대철씨. 『생명질-종과 횡』으로 대상을 안았던 그는 초기의 구조적 형태에서 벗어나 근작에서는 구체적 식물이미지와 인물의 표정을 초현실적으로 합치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작품인 『나무로부터』 『묶인 열매』 등은 구체적형상을 통해 작가 스스로가 느끼는 상황의식을 강력하게 전달해주고 있다.
미술평론가 임영방씨(서울대 미대교수)는 『생명에 대한 메타포에 일관된 관심을 보이면서도 한가지 표현양식에 머무르지 않아 작품의 발상이 든든하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미술평론가 김윤수씨도 같은 의견. 『두드러지게 보이는 내적 변화가 기법이나 재료·발상의 차이에서 온 것이 아니라 삶에 있어서 내적인 변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호감이 간다』면서 『작업량이 대단하고, 상당히 정열적으로 작품을 하고 있는 점도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덧붙인다.
작품 『한』으로 대상을 받았던 오세원씨는 근래 들어 『생성』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어 관심을 끈다.
생성의 의미처럼 어떤 형태가 있기 이전의 원천적 형태를 추구하고 있는 그는 고심 끝에 새로운 것을 찾고있음이 역력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미술평론가 이귀열씨는 『생명감 넘치는 형태를 기조로 하고 있으면서 초기의 작품들과는 달리 근작에서는 극도로 단순화해서 압축된 표현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하고 『그의 조형적인 아이디어는 대단히 호소력이 있다』고 말한다. 『3개의 빈 드럼통』으로 대상을 수상한지 1년만에 막내로 역대 대상수상자 특별초대전에 끼게된 강덕성씨는 최근 드럼통에서 인물로 소재를 크게 바꾸었다. 『2개의 드럼통』 『빈 드럼통』을 거쳐 『인물』 작업에 이르고 있는 그는 본질적으로 표현주의를 내포하면서 극사실 기법으로 화면에 의미를 포함시키고 있다.
미술평론가 김윤수씨는 『「드럼통」이라는 단일소재에 안주하지 않고 인물에로의 변화를 통해 한가지 모티브에 맴돌지 않으려는 작가로서의 고민이 엿보여 앞으로 폭넓은 가능성을 기대할만하다』고 의견을 말한다.
실경산수를 전통적 수묵기법으로 자기세계를 열어 보이고 있는 박대성씨는 섬세한 시각, 완벽에 가까운 구도로 심화시켜 가고 있으며, 『존재율』이라는 추상작업을 계속해오고 있는 백철수씨는 초기의 예리하고 감각적인 형태에서 무게를 느끼게 해주는 형태로의 변화를 보이고있다.
현대적 채색작업을 펴고있는 이숙자씨는 대상 수상시기에 즈음해서 그리기 시작한 『보리밭』 연작을 계속 추구하고 있는데 근래 들어 화면에 빈터를 집어넣어 구도장의 변화를 꾀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발자국 806』으로 수상했던 김창영씨 역시 모래밭이라는 소재를 계속 다루면서 세련되고 완벽한 기술을 보여준다.
중앙미전이 개최된 이래 4년 동안 수상작가들은 계속적인 자기발건을 추구해왔으며 그들 한사람 한사람이 역량 있는 작가들로 활기찬 활동을 해왔다는 게 평론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홍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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