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잠수함 사고 꼬리무는 의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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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승무원 70명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중국 잠수함 사고의 원인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2일 사고 소식을 처음으로 전한 중국 신화통신은 잠수함이 기술적 결함에 따른 기관고장으로 사고가 났다고 보도했으나 전문가들은 이같은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캐나다에 거주하는 중국 군사전문가 핑 케푸는 "중국이 사고 원인을 은폐하고 있다"면서 "잠수함 내에서 폭발이 일어났거나 잠수함 자체가 무엇인가와 충돌하지 않고 승무원 전원이 사망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고 대만의 일간 애플 데일리가 3일 전했다.

러시아의 인테르팍스 통신도 같은 날 베이징(北京)의 군사전문가들을 인용, "어뢰 폭발이나 전기공급장치 고장에 따른 잠수함 내부의 화재가 사고의 원인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대만의 해.공군 무기 전문가인 리쉬핑은 "이같은 종류의 사고는 화재나 폭발 또는 납 배터리에서 발생한 독가스 유출 등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며 기술적 결함이 원인이라는 중국의 공식 발표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dpa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이어 "잠수함이 항구로 예인된 것으로 보도됐는데 만일 70명의 승무원 전원이 사망했다면 누가 잠수함을 수면 위로 부상시켰다는 말이냐"고 반문, 사고 후 승무원 중 일부가 생존해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대만 국제관계연구소의 중국 군사전문가 아더 딩은 "중국이 보유 중인 잠수함 대부분이 오랫동안 항구에 정박해 있었으며 일부는 매우 낡아 점차 퇴역해 왔다"며 "잠수함의 부품 노화가 사고로 연결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중국에서 과거에도 유사한 잠수함 사고가 발생했을 수 있지만 한번도 공개된 적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보유 중인 잠수함의 상당수가 노후한 데다, 첨단 잠수함 건조 기술 개발이 어려움을 겪자 지난해 러시아와 대함(對艦) 미사일 시스템을 갖춘 잠수함 8척을 도입하기 위한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러시아와 일본 정부는 오는 8월부터 극동지역에 방치된 41척의 러시아제 노후 원자력 잠수함을 해체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요미우리(讀賣) 신문이 4일 전했다.

유철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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