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프' 유오성, '순수하고 사악한 빈스'

중앙일보

입력

[마이데일리 = 김민성 기자] 8년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배우 유오성이 22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연극 '테이프'(연출·번역 최형인, 작가 스테판 벌버)에서 연극배우로서 진면목을 보였다. 지난 13일 리허설 무대 모습보다 유오성의 연기는 더 자연스러웠다. 연출가이자 유오성의 한양대 연극영화과 재학시절 지도교수이기도 했던 최형인 교수 및 학교 후배들과 함께 선 무대라 유오성의 얼굴엔 즐거운 긴장감이 묻어났다. '테이프'는 친구와 옛 여자친구 간의 관계를 밝혀내기 위해 테이프에 친구와의 대화를 녹음 하는 빈스의 이야기를 다룬다. 유오성이 맡은 주인공 '빈스'는 자원봉사 소방관이자 생계를 위해 마약 중개인으로 일하는 인물이다. 외면의 강한 모습과는 달리, 내면은 어린 아이 같은 여린 심성으로 가득하다. 테이프에 등장하는 세 명의 인물들은 순수하지만 동시에 사악한 야누스적인 현대 군상들이다. 쿨하고 점잖고, 지적인 의사소통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실제로 그들 사이 대화는 폭력에 가까우리만큼 상대방의 부애를 긁어댄다. 유오성과 존 역의 김경식은 10년전 여자친구 에이미(김보영 분)를 두고 끊임없이 티격태격 말장난을 하고 우기고 화를 내고 기싸움을 벌인다. 존이 "10년전 에이미와 데이트한 후 같이 잤다"고 말하자, 이에 약이 오른 빈스는 존의 성질을 긁어댄다. 결국 존이 흥분해 "에이미 팔을 강제로 누르고 내 걸 집어넣었다"란 말을 하게 만든다. 빈스는 미리 준비해둔 녹음기로 존의 말을 녹음하고, 두 사내는 녹음 테이프를 두고 싸움을 벌인다. 빈스로 분한 유오성은 순수한 겉표정과는 달리 비열했으며 때론 어거지를 부리기도 했다. 유오성은 준비된 마약 코카인 소품을 코로 들이마시며, 점점 정신이 분열되가는 빈스로 변해 있었다. 90분여의 연극 공연을 마친 유오성은 김보영, 김경식 등의 동료배우들과 흥겨운 엔딩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등 첫 완성작 언론 리허설에 만족해 했다. 유오성 8년만의 연극무대 복귀작이자, 극단한양레퍼토리 대표이자 연출가인 최형인 교수(한양대 연극영화학과)의 연출·번역작인 '테이프'는 22일부터 8월 15일까지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상연된다. 1층석 티켓가격은 3만 5000원, 2·3층석은 2만 5000원. [ 연극 '테이프' 무대에서 순수하면서도 사악한 내면의 모습을 동시에 표출하고 있는 배우 유오성. 사진= 마이데일리 사진DB ] 김민성 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