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객 작년보다 180만명 줄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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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올상반기 영화계를 살펴보면 관객감소, 영화관 휴폐업 증가등 여전히 우울하기만 하다.
극장연합회의 집계를 보면 올해 1월부터 4월말까지 전국에서 극장을 찾은 사람은 모두 1천2백94만2천6백68명. 이것은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천4백76만7천7백1명에 비해 1백82만5천33명이 줄어들었다. 80년에 비해선 무려 5백50만명이상이 줄어들었으며 비율로는 약30%가 감소됐다.
서울만 따져보아도 l월부터 4월말까지 극장을 찾은 관객은 모두 6백52만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만명정도가 줄어들었다. 이것도 80년도의 9백40여만명에 비하면 2백87만명정도가 줄었고 비율로는 약31%가 되는 셈이다.
극장에 관객이 없으니 극장이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
새해들어 전국에서 문을 닫은 극장수는 모두 16개.
그래서 6월말 현재의 전국 극장수는 4백7개뿐이다.
80년의 4백47개에 비교하면 2년 사이에 40개가 줄어든 셈이다.
그런뎨 이 가운데 현재 휴관중인 극장이 30개나 되어 실제로 필름을 돌리고 있는 곳은 3백77개 극장뿐이다.
휴관중인 30개 극장도 곧 문을 닫을 예정이다. 극장운영이 얼마나 심각한가를 말해주고 있다.
서울의 극장수는 올해들어 3군데에서 문을 닫아 지금은 77군데만이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인구 6백여만인 홍콩의 극장수가 2백여개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뒤떨어지는 수중이다.
제작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제작된 국산영화는 44편. 멜러물이 절반이 넘는 25편이고 액션물이 8편, 괴기 3편, 종교· 하이틴이 각각 2편 전쟁· 사회· 아동·문예가 각각 1편씩 등이다.
의무적으로 제작편수를 채워야 하는 규정 때문에 숫자는 작년과 비슷하다. 국산영화 가운데 관객을 가장 많이 동원한 영화는 『애마부인』으로 32만명정도. 다음은 『겨울로 가는 마차』 (10만2천명), 『여자의 함정』 (8만3천명)의 순이다.
외화로는 『보디히트』 (35만5천명) 『레이더즈』 (35만2천명) 『엑스캘리버』(21만명) 등이 비교적 흥행에 성공.
배우로는 이영하군이 5편으로 가장 많이 출연했고 정윤희· 장미희· 원미경이 4편, 하명중· 임동진이 3편 등이다.
결국 영화산업은 이제 영화인들의 손으로는 어쩔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 영화인들의 한결 같은 견해다. 이제는 당국의 정책이 문제로 소재의 자유, 검열의 완화등 일련의 조치가 영화를 살릴 수 있는 한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좋은 영화를 만들면 영화관을 외면하고 있는 관객들의 발길을 다시 되돌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정책적인 여건을 마련해주는 조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 영화계의 한결같은 소망이요 저질영화양산의 구실이기도 하다.

<김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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