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공룡, 새처럼 뼈로도 호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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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큰 몸집을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공룡은 새처럼 숨을 쉬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의 패트릭 오코너 박사와 하버드대 레온 클라에상 박사는 그동안 발견된 육식 공룡의 화석과 200마리 이상의 새들을 비교 분석한 결과 뼈 구조 등 여러 면에서 상당한 유사성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은 과학 전문지 네이처의 인터넷판 최근 뉴스를 통해 소개됐다.

기본적으로 두 개의 폐로 숨을 쉰다는 점은 다른 포유동물들과 똑같다. 그러나 이들 연구진이 분석한 '마중가톨루스 아토푸스'라는 육식 공룡의 화석에선 특이하게 뼛속에 공기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발견됐다. 이를 통해 폐로 들어온 산소가 효과적으로 몸속에 퍼져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는 몸속의 여러 가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 준다. 이 부분이 결과적으로 큰 몸집을 자유자재로 잽싸게 움직일 수 있는 비결이다. 5m가 넘는 키에 7t 무게의 티라노사우루스가 지축을 흔들며 뛰어다니고 자신보다 몇 배나 작은 먹이까지 잡아챌 수 있는 것도 이런 호흡 구조 덕분이라는 추측이다. 새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새가 척추 등 뼛속에 9개 정도의 공기주머니가 있는데 이것이 하늘을 날 수 있을 만큼 강력하면서도 빠른 날갯짓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

이에 대해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의 폴 버렛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가 새들의 기원이 어디인지를 분명히 보여준다"고 말했다. 즉 조류는 공룡으로부터 진화했다는 증거가 된다는 것이다. 그는 "조류의 효율적인 호흡 체계가 어쩌면 공룡의 탄생 시점부터 완성된 것일지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수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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