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포인트 레슨] 부동산도 '가치투자'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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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워런 버핏.피터 린치 등 기록적인 수익률을 내는 주식투자자들은 '가치투자'란 관점에서 투자한다. 이들의 기본적인 투자방법은 장기적으로 좋은 가치가 있는 기업의 주식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부동산 투자의 왕도는 무엇일까. 부동산 투자도 모든 투자와 마찬가지로 시간과 수익률의 게임이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투자는 주식이나 채권 투자와 달리 사용가치라는 측면도 감안해야 한다. 부동산에서는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좋은 동네에서 오래 살거나 보유해서 장기적으로 좋은 가치(사용가치)를 얻게 될 가능성이 있다. 좋은 가치를 갖는 부동산이란 무엇인가.

잠실의 오래된 주거단지에서는 유치원을 찾기가 어렵고, 분당 같은 신도시에서도 어린이집이나 놀이방.소아과의원이 없어진다. 트렌드는 변하고 노령화와 출산율 저하에 따라 도시의 모습도 변해 간다.

기본적인 인프라와 트렌드가 변하면 주택시장의 구조도 변한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선호하는 본질적인 가치는 오랫동안 변화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 이는 요즘처럼 부침이 심한 시기에 빛을 발한다.

이런 유형으로는 녹지와 택지개발지구, 기업도시.행정도시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가치를 규정 짓는 요인은 그럴싸한 개발계획이나 지하철역 개통 같은 미시적인 요소가 아니라 기업의 집중도, 공공기관의 입지, 공원녹지의 광범위한 분포, 대중교통과 도로교통의 정비, 기타 인프라와 같은 도시의 본질적 요소와 서로 통한다. 분당.일산.목동.평촌에서 아파트의 가격을 분석해 보면 처음에는 비슷한 분양가에서 시작하지만, 장기적으로 도시 내에서 가장 고가격을 형성하고 있는 요인은 1순위가 공원 인접, 2순위가 간선도로 접근, 3순위가 지하철 접근, 4순위가 방향과 조망 좋은 곳, 5순위가 편의시설로 매겨진다.

최근의 분당.용인지역에서의 가격 급등도 두 도시가 강남 수준의 도시가 완성 단계에 이르고, 수요는 지속적인 데 비해 공급은 더 이상 힘들다는 측면에 기인한다. 특히 도시 완성 단계가 이를수록 중대형 평형의 수요가 필요하나 공급은 줄어든다. 그렇다고 기업이나 행정기관 일부를 옮긴다고 이러한 도시의 가치가 일시에 변화되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모든 투자의 성공은 기본에 충실하는 데 있다.

박상준 이넥스플래닝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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