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개 건설회사서 3개국에 16만 명 취업|수주고 5백억 불 넘어…시장 다변화 시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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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 나라 해외건설업이 기념비적인 5백억 달러 수주를 고비로 숱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건설진흥촉진대회를 계기로 우리 나라의 해외건설진출현황을 보면 단종 업체를 제외한 종합건설업체 58개 사가 34개국 1천6백52개 현장에 진출, 16만3천 명의 근로자를 취업시키고 있다.
66년 최초로 진출한 이래 12년만에 총 수주고가 5백억 6천1백만 달러를 기록, 최초로 5백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세계 건설업계의 선두그룹의 위치를 굳혔다.
관계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그 동안 GNP의 2·12%, 외화수입의 9%를 차지했고 취업인구의 1·1%를 담당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 만도 5월 말 현재 총 6l억3천4백만 달러의 수주를 해 작년 동기대비 48·5%의 성장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중동이 작년 39억 달러에서 50억 달러로 29%, 동남아가 2억 달러에서 10억 달러로 4·7배, 그리고 한보가 중미의 안티구아에 새로 진출, 6천2백만 달러 짜리 공사를 따냈다.
업체로는 현대건설이 최초로 수주고 1백억 달러를 넘고 대림이 40억, 대우가 30억 달러 선을 넘었다. 10억 달러 수주이상 업체만도 15개가 됐다.
그러나 해외건설업체는 현재 국내외에서 큰 시련에 부닥치고 있다.
올해 중동의 수주량에서 나타난 것처럼 해외건설의 70%를 점하고 있는 중동이 몇 해 전부터 자국화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수주량이 줄어들고 있으며 까다로운 조건을 수 없이 내 세워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주택경기부진으로 하나같이 자금사정이 어려워 가고 있다.
최근에 사우디아라비아가 선수금한도를 계약액의 20%에서 10%로 내림으로써 건설업계들은 더욱 쪼들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공영사건 이후 해외건설과 주택건설을 겸하고 있는 몇개 업체 부도 설이 계속되고 있다.
업계는 5백억 달러 수주를 계기로 우리의 해외건설정책에 일대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겉으로 남고 안으로 손해보는 정책에서 과감히 탈피해 수익성 있는 공사를 골라 시장을 확대해 나가야한다는 것이다.
업체간의 고질적인 과당경쟁을 막아야 할뿐 아니라 기술·장비·건설외교 등에 혁신과 탈각을 해야할 시점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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