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은퇴 전 팬들에게 좋은 추억 주고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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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사랑의 기쁨' '온리 러브' '트라이 투 리멤버' 등 주옥같은 노래로 전 세계 음악팬들의 감성을 적셔온 나나 무스쿠리(71)가 10월 한국에서 첫 콘서트를 연다. 그녀는 1959년 데뷔 이래 46년 간 팝.클래식.재즈.가스펠 등 다양한 장르에서 450여 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앨범 총 판매량은 약 3억 장에 이른다. 그는 올해 말 은퇴를 앞두고 전 세계를 도는 '생애 마지막 투어'를 하고 있다. 서울(10월 8.9일).대구(12일).부산(13일) 공연을 앞둔 그와 e-메일로 인터뷰했다.

-생애 첫 한국 공연을 하게 됐는데.

"다른 나라에서 공연할 때 서울에서 온 팬을 보고 인상이 깊었다. 한국에서 공연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무척 기쁘다. 공연을 계기로 한국 음악도 충분히 접하고 싶다. 빨리 한국에 가고 싶다."

-정상의 자리를 오랫동안 유지한 비결은.

"노래 부르는 것 자체를 사랑하고 즐긴다. 다른 나라와 문화에 대한 왕성한 호기심도 한 몫 했다. 나는 지금도 이웃 나라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

-목소리는 어떻게 관리했나.

"노래를 많이 불러 성대 근육을 단련시킨다. 하루 8시간씩 충분히 자고, 칼로리가 적은 음식을 먹는다. 그리고 매일 매일의 삶을 즐기려고 노력했다."

-조국 그리스에 대한 사랑이 남다르다고 들었다.

"그리스는 매우 작은 나라지만 역사와 문명으로 봤을 땐 매우 큰 나라다. 비록 제2차 세계대전 후 독일의 지배를 받고 좌우 대립으로 내전을 겪는 아픔이 있었지만 조상의 지혜.관용.철학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물려받았다. 그런 그리스 사상을 내 노래에 담고 싶었다. 조국 그리스를 대표하는 목소리가 된 건 대단한 행운이다."

-은퇴를 결심한 이유는.

"나만은 늙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러나 세월은 아무도 피할 수 없는 것 같다. 내 다리로 무대에 설 수 있을 때 떠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았다. 생애 마지막 투어를 기획한 건 나를 아는 모든 이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안겨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투어가 끝난 후에도 팬들이 내 목소리를 영원히 기억해주면 좋겠다."(문의 1566-1971)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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