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란서 금의환향한 축구스타 허정무 선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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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각고의 노력으로 입지의 스포츠맨이 된 축구스타 허정무 선수(29)가 유럽프로계 진출 2년만에 금의환향했다.
5일 개막되는 제12회 대통령배 국제축구대회에 출전, 소속팀인 네덜란드의 명문 아인트라하트 필립스를 이끌며 숙련된 축구의 진가를 고국 팬들에게 보여줄 참이다. 『이보다 더 가슴 벅찬 일이 있겠습니까. 재 인생에 절정의 순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선을 다해 멋진 경기를 벌이겠습니다』
티없이 밝은 얼굴에 흥분이 감돌고 2살 짜리 딸(화난)을 데리고 함께 온 부인 최종숙씨 (미나)도 기쁨에 겨워 시종 웃음꽃을 피운다.
허 선수는 힘과 기동성이 특징인 네덜란드 축구계에서 거구들 속을 헤집고 출중한 링커로 성장, 연봉 1억원인 1급 플레이어의 지위를 굳힌 귀염둥이다. 피나는 노력 끝에 성공했다해서 이 유일한 동양선수에 대한 네덜란드인들의 찬사는 지극하다.
지난 22일 81∼82년 시즌에서 다섯 번이나 주 베스트11에 뽑혀 현 네덜란드국가대표가 7명이나 포함된 소속팀에서 놀랍게도 최다기록을 세웠다.
주전들이 한 명도 빠지지 않고 내한했다고 밝힌 허 선수는 게임의 흐름을 읽는 감각 빠른 패스와 드리볼이 지난 2년간 변화된 자신의 새 모습이라면서 『큰 기대를 걸어도 좋다』고 장담했다.
『체격이 작은 한국선수도 노력만 하면 세계적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문제는 잠재능력을 개발해내는 훈련방법과 정신자세입니다.』
내년 5월로 이적이 자유로와진다는 허 선수는 『연봉 1억원 중 절반정도가 세금으로 떼이므로 한국에 프로팀이 생길 경우 웬만한 조건이면 흔쾌히 돌아올 것』이라고도 했다.
수입을 꼬박꼬박 고향에 송금하고 지난겨울엔 부모를 초청하는 등 지극한 효성 때문에 허 선수 커플은 또 다른 면에서도 국내축구계의 찬사룰 받고 있다.
아인트호벤시에 2층 저택을 마련, 중상류생활을 하며 찾아오는 한국사람은 누구나 따뜻이 맞아 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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