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바다 장어 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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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전남 여수는 우리나라 남단에 위치한 미 항. 주위 연안 섬의 생활근거지로서, 또 여천 공업단지의 배후도시로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니 특이한 음식도 많다. 오동도의 전복 죽, 만성 리의 닭죽·노래 미 탕·장어구이·삼치 회 등 이 유명하다. 그 중에서도 장어는 값이 싸고 맛도 좋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바다에서 나는 장어는 보통 몸집이 큰 붕장어와 작은 깨 장어로 나누는데 깨 장어는 흔히 「아나고」라고 부르며 붕장어보다 기름기가 적고 맛이 담박해 회는 물론 구이로도 아주 좋다. 특히 회는 스태미너 식품이고, 피부가 고와지며 피를 맑게 해주는 등 더위로 입맛을 잃기 쉬운 여름철에는 식욕을 돋워 주는 인기식품이다.
먼저 물에서 건져낸 장어를 도마 위에서 숨을 죽인 다음 배를 갈라 창자를 긁어내고 뼈를 추린 후 머리를 떼어 낸 다음 잘게 썰어 삼베헝겊에 싸서 기름을 뺀다. 이것을 하얀 배추속잎을 깐 접시 위에 얹어 내고, 이를 매큼한 초장에 찍어 삼치·쑥갓·들깻잎에 싸서 먹어야 제 맛이 난다.
초장이 맛이 없으면 제 맛이 안 난다. 잘 담근 고추장에 물엿을 누르스름하게 붓고 황 설탕과 백설탕을 반반씩 섞은 다음, 식초를 적당히 넣고 마늘·생강 등을 알맞게 섞어야 제 맛을 낼 수 있다. 현재 여수에 있는 장어 집은 30여 곳으로 시내 곳곳에 고루 퍼져 있어 어느 곳엘 가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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