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민감독 베크맘베토프 "자기 영화 아끼는 한국 부러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작고 통통한 체구, 사진 기자를 향해 디지털 카메라를 들이대며 장난을 치는 감독. 맘씨 좋은 옆집 아저씨 같다. 14일 시작하는 부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작인 러시아 영화 '나이트 워치'의 티무르 베크맘베토프(44.사진) 감독이 13일 오후 서울 정동 러시아 대사관에서 내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강제규 감독의 '쉬리'와 김기덕 감독의 작품을 두루 보았다"며 "할리우드 영화보다 한국 작품을 더 사랑하는 한국의 영화풍토가 부럽다"고 말했다.

'나이트 워치'는 지난해 관객 500만 명을 동원하며 러시아 박스오피스 기록을 새롭게 세운 화제작. 2004년의 모스크바가 배경이다. 빛과 어둠의 세력이 휴전하는 동안 어둠의 세력인 '데이워치'를 견제하는 빛의 세력인 '나이트 워치'의 얘기를 다루고 있다.

"'빛과 어둠은 전통적인 선악의 대립이 아닙니다. 빛은 책임이고 어둠은 자유죠. 모든 개체 안에 대립하고 있는 자유와 책임이란 두 요소를 표현했습니다."

그는 러시아에서 최고 영예인 국민감독 대우를 받고 있다. "정상적인 것을 늘 바꾸고, 새롭게 재구성하는데 관심이 많습니다. 예전 세계지도를 보면 유럽이 중심이었죠. 그러나 한국이나 다른 나라도 중심에 올 수 있지 않습니까. 문제는 관점입니다."

박조은 인턴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