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명한 수사 사회정의 실현|신임 김석휘 검찰총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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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검찰권은 법질서수호에 대한 결연한 소신을 가지고 겸허한 자세로써 공정 무사하게 행사되어야 합니다. 민심의 소재를 정확히 파악해 양식에 따라 소신 있게 일을 처리할 때 실질적인 사회정의가 실현된다고 봅니다.
김석휘 신임 검찰총장은 25일 취임 후 처음으로 기자들과 만나 차분한 목소리로 앞으로 검찰운영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장여인 거액사기사건의 보강수사가 진행되고 있읍니다만 지금까지 수사에서 미진한 부분, 아직도 의혹이 풀리지 않은 부분은 어떤 것이고 언제쯤 마무리가 되겠읍니까.
▲어제(24일) 부임을 해서 아직 이 사건에 대한 전부를 보고 받지 못했읍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대통령께서 철저히 수사하라는 말씀도 하셨지만 검찰은 수사자체에 제약을 받은 일은 없다고 믿습니다.
우리 검찰은 양식 있는 기관입니다. 파헤치는 데까지 했고 그 결과를 숨긴 것도 없습니다. 공소유지를 위한 보강수사가 진행 중일뿐 사건주류에 대한 수사는 종결된 것으로 압니다. 국민들이 믿어주셔야지요.
-검찰수사가 가끔 주변상황에 흔들리고 수사외적 요인에 맞추어 소위 「눈치수사」를 한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읍니다.
검찰의 신뢰 추락이나 국민의 불신이 이런데서 오는게 아닐까요.
▲검찰의 기본단위는 평검사들입니다.
그들이 소신을 갖고 일을 처리하고 그 결과에 긍지를 느끼는 풍토가 확고 부동해 진다면 그런 비난은 없어지리라 믿습니다. 저자신 우리 검사들이 그런 소신·긍지·보람을 갖고 일하도록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크게 느낍니다.
또 우리사회의 불신풍조는 그 뿌리가 깊어 하루아침에 의식의 변화는 기대할 수 없다고 봅니다.
더우기 검사는 업무상 속성이 시비를 가리는 것 아닙니까. 1년이면 70만건의 시비를 가립니다.
어느 한쪽은 불이익을 받게 마련이고 그 결과『검사가 나빴다』『불공평하다』는 비난을 사게 마련이지요. 이런 오해를 극소화해 나갈 때 불신은 사라질 것으로 믿습니다.
-총장경질에 따른 인사에 관심이 많은데….
▲아직 인사문제는 생각한 일이 없습니다. 다만 일반직공무원들이 검찰에 들어오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데 제도상·운영상 그들의 사기진작에 노력하겠읍니다.
-동기생인 고시8회들이 많이 있는데 불편한 점은.
▲제가 서울차장검사 때 밑의 부장검사9명중 7명이 동기생이었읍니다.
그때 같은 동기가 잘돼야 우리들도 잘된다며 힘껏 도와들 주었습니다. 불편한 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다고 봐요.
직장생활이 인생에 차지하는 비중은 큽니다. 직장생활이 불필요하게 명랑치 못하도록 할 필요가 없지요. 그들의 의견을 귀담아듣고, 어려운 일이 있을 때는 함께 의논할 생각입니다. <고정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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