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의 티‘가 아쉬운 '천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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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경호 기자] 11일 언론 및 배급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하반기 한국 영화 기대작 ‘천군’(민준기 감독, 싸이더스픽쳐스 제작)은 코믹한 액션으로 웃음을, 진한 정치적 목소리로 놀라움을, 그리고 일부 ‘옥의 티’로 아쉬움을 함께 줬다. 이 영화는 86억원의 제작비를 투입, 박중훈, 김승우, 황정민, 공효진의 호화캐스팅, 몽골에서 두 달간 해외 촬영 등으로 여름 영화시장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맞설 한국영화 기대작으로 꼽혀왔다. 특히 민족의 성웅 이순신 장군의 젊은 시절을 도적과 밀수꾼 봉두난발 청년으로 그린다고 해 호기심과 함께 많은 주목을 받았다. 공개된 ‘천군’은 코믹한 요소와 함께 남북한 화해, 미국에 대한 진한 적개심, 핵 무장에 대한 필요성을 내비치며 일부 논란의 소지를 보였다. 또한 일부 철저하지 못한 고증으로 내용, 촬영, 출연진의 연기와 전혀 무관하게 완성도와 집중도를 떨어트렸다. ‘옥의 티’ 1 ‘바람에 나부끼는 달나라의 성조기’ 도입부 남북한 군인(김승우, 황정민)과 천재 핵물리학자(공효진)을 1571년으로 날려 보내는 해성이 달을 지나 지구를 지나친다. 달 표면에 휘날리는 성조기를 불태우며 위풍당당(?)하게 혜성은 진공상태에서 강한 바람을 일으키는 진기함(?)을 함께 보여줬다. 달 표면에서 휘날리는 성조기는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닐 암스트롱이 인류최초로 달에 착륙 설치한 상징물이다. 당시 진공상태에서 휘날리는 깃발의 모습이 여러 가지 의문을 제기했고 최근 일부 학자들이 휘날리는 성조기를 예를 들어 '달 착륙의 허위'를 주장하기도 했다. ‘천군’의 혜성이 성조기를 불태우며 관객들에게 큰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그와 함께 초반부터 보여준 '옥의 티'로 집중력을 떨어뜨렸다. ‘옥의 티’ 2 16세기에 담배? 혜성에 휩쓸려 1571년에 떨어진 남북한 연합군은 청년 이순신의 신고로 관가에 잡혀가 문초를 받는다. 수염을 쓰다듬으며 이순신과 군인들을 심문하던 고을 사또는 담뱃대에 불을 붙이며 한껏 권위를 자랑한다.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인 담배는 1571년 스페인이 필리핀에 가져오며 처음으로 아시아에 전래됐고 우리나라에는 1608년에서 ~1616년에 전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옥의 티’ 3 ‘압록강변에 자라는 대나무’ 무과시험에 떨어져 방황하는 청년 이순신은 인삼을 명나라에 밀수출 하기위해 대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숲속에서 대나무 속에 인삼을 숨기다 남북한 군인들에게 잡혀 인삼을 모두 뺏긴다. 남북한 군인들은 밀수용 인삼을 모두 불태우며 “지금 타는 것은 당신의 썩어빠진 정신”이라고 강조 민족의 영웅 이순신이 자신의 본 모습을 되찾기 바라지만 아쉽게도 열대지방이 원산지인 대나무의 북방한계선은 38도 보다 조금 높은 강릉지방 정도다. 이밖에 2001년 평양에서 만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미국이 도청을 시도하는 장면을 삽입하는 등 단순한 코믹을 넘어 우리 민족의 자긍심에 초점을 둔 ‘천군’은 그 목소리가 큰 만큼 작은 부분에서의 완성도가 내내 아쉬웠다. [15일 개봉되는 영화 '천군', 사진제공 = 싸이더스픽쳐스] 이경호 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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