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주도 '야구월드컵'…불안한 행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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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석무 기자] '야구월드컵'으로 불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초반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2일(한국시간) 올스타전에 열리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3월에 열릴 WBC대회의 구체적인 계획과 일정을 공식발표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대회에 참가하는 16개국을 4개조로 나눠 조별 풀리그예선을 가진 뒤 A,B조 1,2위와 C,D조 1,2위가 두 개조로 나눠 다시한번 조별 풀리그를 갖게 된다. 그렇게 올라온 각조 1,2위가 토너먼트를 벌여 최종 우승국을 가리게 된다. 한국은 일본 대만 중국과 함께 A조에 포함돼 오는 3월3일부터 6일까지 일본에서 예선을 치르게 된다. 또 미국 캐나다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은 B조, 푸에르토리코 쿠바 파나마 네덜란드는 C조,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호주 이탈리아는 D조로 편성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이처럼 의욕적으로 시작했음에도 불구, 곳곳에서 어려운 난관들이 드러나고 있어 대회 성공 여부를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최대 걸림돌은 대회에 참가할 16개국이 발표됐지만 정작 당사국 중에서 출전을 꺼리는 팀이 있다는 점. 특히 미국과 함께 세계 야구를 이끄는 일본과 쿠바가 참가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대회 주최측은 고민에 빠져있다. 일본은 프로야구협회 차원에서는 조건부로 참가를 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선수노조에서는 여전히 반대를 하고 있다. 일본 선수노조는 이달 하순에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입장이지만 메이저리그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수입 분배 형태에 불만을 갖고 있다. 또 올림픽 정식종목에서 야구가 제외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된 쿠바 역시 미국 주도의 WBC대회에 반감을 갖기는 마찬가지. 특히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린 자국 야구스타들의 탈출이 계속되는 가운데 자칫 미국이 중심이 된 대회에 나갈 경우 탈출러시가 가속화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 일단 메이저리그측에서는 일본의 참가에 대해서는 사실상 낙관하고 있다. A조 예선을 일본에서 개최하기로 한 것도 그런 속내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쿠바에 대해서는 미국측도 안심하지 못하는 상황. 진 오르사 선수노조 위원장은 "쿠바가 참가하지 않을 경우 다른 나라를 출전시키는 B계획을 실행하면 된다"며 쿠바의 배제도 고려하고 있음을 밝혔다. 3월달로 예정된 대회 일정도 논란거리다.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WBC에 출전하는 것이 자국리그에 임하는데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 특히 그런 부분은 한국과 일본에서 크게 대두되고 있다. 또 WBC에서 좋은 결과를 낳지 못할 경우 자국리그 흥행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없는 것이 아니다. 그렇기에 일본 선수노조는 그동안 시즌을 마친 뒤 11월 개최를 주장하고 있다. 처음부터 쉽지않은 행보를 띄는 WBC가 모든 난관을 뚫고 내년 3월 성공적 개최를 이루기 위해선 아직도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이석무 기자 기사제공: 마이데일리(http://ww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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