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사랑한다 웬수야'로 안방 복귀하는 탤런트 하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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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좀 주시겠어요?"

연기 경력 24년의 탤런트 하희라(사진)도 긴장한 모양이다. 자리에 앉자마자 물부터 찾으니. 하긴, 2년6개월 만의 복귀라 어색할 법도 하다. 하씨는 15일 오후 9시50분부터 방송되는 SBS 새 금요 드라마 '사랑한다 웬수야'를 통해 안방에 돌아온다. 그간 신년 특집극('내 사랑 토람이')에 잠깐 얼굴을 비추긴 했으나 본격 드라마 출연은 2003년 1월 KBS 일일극 '당신 옆이 좋아'가 마지막이다.

"출연 제의 받고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제 역할이 아닌 것 같아서…. 하지만 결국 고정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결론지었어요. 잘 되야 할 텐데."

드라마 얘기가 나오자 금세 활기를 되찾는다. '사랑한다 웬수야'는 재벌가 출신의 아내 명해강(하희라)과 그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남편 오종세(김영호)의 이야기가 큰 축이다. 극에서 하희라는 미모와 능력을 갖춘 완벽한 인물로 등장한다. 남편을 기에 눌리게 할 정도다. 그러다 오종세가 이혼을 결심하면서 예측 못할 상황이 펼쳐진다.

"그동안 사랑 때문에 울거나 어려움을 꿋꿋하게 이겨내는 역을 주로 맡았죠. 이번엔 못된 인물은 아니지만 남편이 이혼을 생각하게 할 정도로 도도한 역입니다. 사람들이 그런 저를 수긍하게끔 연기하는 게 큰 숙제죠."

물론 실제 하씨의 모습은 극 중 명해강과는 전혀 다르다. 그에겐 가정이 최우선이다. 자신이 가정을 돌볼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는 남편 탤런트 최수종을 고맙게 생각하는 아내다. 하지만 배우로서의 욕심만은 숨기지 않는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않아도 좋으나 연기만은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최수종씨가 출연했던 KBS '해신'이 종영, 남편 대신 자신이 부담없이 드라마 전선에 나설 수 있었다고 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배우로 남고 싶어요. 멜로 드라마는 못 하겠지만, 조연이라도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면 꼭 하고 싶어요."

얼마 전 청심환을 먹어가며 연극 무대에 섰던 하희라. 요즘엔 피로로 인해 두드러기가 나는 바람에 약을 먹고 있다고 한다. 이런 하씨이기에 얼핏 잘 연상되지 않는 '도도한 하희라'가 더 기대되는 지도 모른다.

전인성 인턴기자(건국대 정치외교 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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