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개 사 법정관리·1개 사는 부도처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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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철희·장영자 부부의 사채파동은 관련대기업의 부도와 은행책임자의 문책인사까지를 몰고 올 전망이다. 정부는 이씨 부부의 사채놀이에 직접 관련됐거나 이들이 사실상 지배한 두 기업에 대해서는 특별지원을 하지 않기로 했으며 이들의 사채를 중매로 해서 거액의 은행돈을 대출(양건 예금방식의 대출)해 준 은행책임자는 문책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금융계 및 관계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장영자 여인 사채파동으로 실질적인 부도상태에 빠진 일신제강은 부도로 처리하고 해외건설업체인 모사는 법정관리로 전환하면서 경영자를 교체하며 이번 파동에 관련된 다른 업체는 최소한의 금융지원으로 일단 소생시키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는 「장 여인 사채파동의 전모와 그 대책」을 금명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에 가장 큰 손해가난 조흥 은행에서는 채권확보를 위해 장 여인의 은닉재산을 찾고 있으며 사채파동에 관련된 기업들의 기업인재산도 추가채권으로 확보키로 했다.
장 여인의 견질 어음(담보 조로 받은 어음) 총액은 약 1천3백억 원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대책은 자기기업은 원칙적으로 자기가 책임져야 한다는 원칙아래 주거래은행의 의견, 해외건설의 특수성 및 현 경제여건을 감안, 관계당국 간에 협의를 거쳐 마련된 것이다.
일신은 빚이 자본금의 약 11배에 이르고 있는 데다 지금도 적자가 계속 되고 있고 당분간 자력회생의 가능성도 없어 부도 처리키로 한 것이다. 그러나 경영자교체나 타사에의 인수 등으로 회사를 살리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해외건설 업체인 모사는 현재 중동에서 건설진행중이거나 계약을 마친 수주물량이 약 5억 달러(3천5백억 원)에 이르는 데다 이미 공사를 끝내고 받을 돈이 약 9천만달러(6백30억 원)에 이르고 있으며 해외건설업체의 도산이 미칠 악영향을 고려, 법정관리로 넘겨 법인은 존속시키되 경영자는 교체키로 한 것이다.
이 회사의 경우도 기업은 살리지만 경영자의 개인재산까지를 담보로 확보, 은행손실을 최소화시키기로 했다.
한편 장여인 파동에 관계된 기업은 약 10개 사에 달하고 있으나 이중 5∼6개 업체는 자력으로 해결하고 나머지 4∼5개 업체는 주거래은행을 통해 최소한의 금융지원을 하면 일단 위기를 넘길 수 있다고 판단, 금융지원을 하기로 한 것이다.
은행감독원은 이 사건에 은행관계자들이 개입돼 있거나 과실이 드러날 경우는 직위에 관계없이 엄중 문책할 방침이다.
일신제강(대표 주창균)은 오래된 철판메이커로 최근의 불황 전까지는 건실한 경영을 해 왔다.
대표인 주창균씨는 철강업으로 일관해 왔고 양심적인 기업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80년 1백24억 원, 81년에 1백50억 원의 적자를 내 몹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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