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출판계에 큰 활자책 만들기 붐|중·노년 독자층 늘어 화보도 잘 팔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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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문고판이 활개치던 일본 출판계에 대형활자를 쓰고 삽화나 사진을 많이 넣은 확대 판이 팔리기 시작,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금년 4월초「소학관」은 종래 문고판 활자의 2배가되는 16호 활자에 사진을 넣은「일본국 헌법」을 출판했는데 발매 1주일만에 20만부가 넘게 팔리는 대 히트를 쳤다.
작년 암파 서점이 출간한「그림」동화집도 종래 문고판에서 쓰던 8호 활자를 10호 활자로 바꾸어 독자들로부터 대 호평을 받았다.
이같은 독자층의 새로운 선호 경향에 따라 일본의 각 출판사는 다투어 대형 활자본의 출판을 서두르고 있는데 우선 암파 서점이 오는 6월 출판예정인「암파크라시」에 종래의 8호 활자를 9호 활자로 대체할 예정.
이밖에「연구사」가 간판 상품인 영화대사전에 대형 활자를 도입, 오는 10월 새 사전을 펴낼 계획이며「강담사」도 자사 출판 베스트셀러 중 몇권을 대형 활자로 바꿀 것을 검토중이다.
이처럼 활자의 대형화 바람이 부는 것은 젊은 층의 팔자 매체 이탈로 독자층이 노안의 중노년 층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
조일신문·동경신문이 작년부터 금년에 걸쳐 활자체를 대형화 한 것과 맥을 같이 하고있다.
한편 젊은 층에서도 활자가 빽빽한 문고판보다 활자가 크고 그림이나 사진이 많이 든 「읽기 쉬운」책을 찾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어 활자 대형화에 부채질을 하고 있다.
일본 출판 업계는 이같은 새로운 경향에 편승, 독자의 구미에 맞는 책을 찍어냄으로써 젊은 층의 활자 이탈을 막고 중고령 층의 독자를 붙들어 맴으로써 침체에 빠진 출판업계의 재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동경=신성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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