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석탄소비 부쩍 줄어 수입대금 지불 곤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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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올 들어 원유·석탄 등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자 새로운 부작용을 낳고 있다.
석탄이나 원유 등을 수입해 올 때는 한꺼번에 너무 많은 달러가 필요하므로 우선 물건을 들여다 놓고 이를 국내에서 팔고 외국에서 들여올 때 선적 후 90∼1백80일 뒤에 이자를 붙여 수입대금을 갚는 방법(유전스)을 쓰고 있다.
그런데 지난 연말부터 국내에너지소비가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 수입물량이 제대로 팔려 나가지 않자 이 달부터는 일부 에너지의 수입대금지불에 펑크가 나기 시작했다.
정부를 대신해서 석탄(고질 무연탄)을 수입해 온 석공의 경우 이 달에 모두 2백89억9천만원의 수입대금을 해외에 지불해야 하는 데도 이중 1백1억 원을 마련할 길이 막연한 실정이다.
유전스를 쓰는 국내수입업체가 부도직전까지 간 것은 처음이다.
이는 지난해 저질탄사건 이후 국내 탄 질을 높이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서둘러 올해 모두 3백60만t의 외국 고질 탄을 확보, 물량을 계약대로 들여오고 있는데 올 들어 l·4분기 중 수입 탄의 국내소비는 모두 60만3천t으로 지난해 절반 밖에 되지 않아 재고만 쌓이고 자금회전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이다.
동자부는 현재 추진하고 있는 대로 올해의 수입 탄 물량을 당초 계획 3백60만t에서 2백만t까지 줄이더라도 연말까지는 모두 3백억 원 정도의 수입 탄 결손이 난다고 보고 우선 급한 불부터 끄기 위해 이 달 안으로 1백1억 원의 특별융자를 산은이나 시은을 통해 석공에 지원해 주거나 석탄수입의 유전스 기간을 10∼20일 늘려 줄 것을 최근 재무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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