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열정이 99%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지난 4일 오후 서울 대학로 블랙박스 시어터에서 '100만원 연극공동체'라는 이색 모임이 출범식을 했다. 가능한 한 초저예산으로 연극을 만들어 점점 옅어지는 연극정신을 되살리자는 취지다.

올해 초 재능은 있지만 돈이 없어 연극 공연을 하지 못하는 젊은 연출가 다섯 명에게 연출기회를 마련해 준 '제 1회 젊은 연출가 오목(五目)전'이 출발점이었다 (본지 1월 5일자 27면, 11일자 29면). 뜻을 같이 하는 연극인들이 100만원 연극 축제를 상설화하기로 하고 준비해 온 것.

공동체에 참가하기로 서명한 연출가.배우.평론가.공연제작자 등 300여 명은 우선 내년 1.2월 중에 소극장 축제를 열기로 했다. 오목전처럼 참가 작품이 선정되면 공연 기획.대관 등을 공동으로 해 제작 비용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춘천의 굴레소극장, 청주의 문화공간 너름새 등 지방 소극장 13곳도 동참해 같은 기간에 저예산 연극 축제를 연다.

연출가 김태훈씨는 "100만원이라는 액수는 어떤 규정이 아니라 상징적인 것이다. 하지만 300만원 정도를 한 편 제작비 상한선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스타급 연출가나 배우의 경우 출연료 없이 교통비 정도 지급하는 식으로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준봉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