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고철상들이 무단점거한 영령 무인도… 한때 고래잡이 기지|사우드 조지아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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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사우드 조지아섬은 포클랜드군도에서 동쪽으로 1천2백80km, 남극에서 정북방에 위치한 사실상의 무인도다.
지난 3월 일단의 아르헨티나 고철상들이 영국정부의 허가도 없이 고래잡이 기지를 철거하기 위해 이 섬에 상륙해 아르헨티나국기를 게양했다.
이들 고철상들이 L자형으로 이루고 있는 길이 1백90km, 너비 64km의 이 섬에 도착했을때는 영국의 남극조사반과 야생동물에 관한 영화를 만들던 영국여성 2명등 28명이 전부였다.
영국은 사우드 조지아섬이 포클랜드군도의 일부가 아닌 영구의 부속영토로서 편의상 포클랜드에서 통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우드 조지아섬의 고래잡이기지기 폐쇄된 지난 65년 이래 이 섬에는 1911년 노르웨이인들이 옮겨놓았던 순록 2천마리와 거대한 펭귄떼와 바다표범떼들만 살고 있었다.
지난달말 영국의 남극조사반의 인두어런드호는 영국해병대 22명을 고래잡이기지에 상륙시켜 아르헨티나 고철상들에게 아르헨티나 국기를 내리고 이 섬을 떠날 것을 요청했다.
지난 3일 아르헨티나의 공격이 있을 당시 영국해병대들은 아르헨티나에 투항하기 전 아르헨티나인 10∼15명을 사살하고 헬리콥터 2대를 격추시키는 한편 코스벳함정 1척에 피해를 보였으나 영국해병대측의 인명손실은 없었다.
이들 해병대들과 13명의 과학자들은 그 후 추방됐다.
또 다른 13명의 과학자들과 영화촬영가 2명은 험준한 산속에 있었으므로 아르헨티나군에 붙잡히지 않았다.
사우드 조지아섬은 1775년 「제임즈·쿠크」라는 대위가 처음으로 상륙했으며 포클랜드군도와는 달리 한 번도 아르헨티나의 행정통치를 받은 적이 없다.
「쿠크」대위가 이 섬에 상륙한 후 곧 바다표범사냥꾼들의 사냥터로 사용되었으나 1815년까지는 모든 바다표범이 남획되어 버리자 이들 사냥꾼들도 이 섬을 떠나버렸다. 【U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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