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게릴라 정부가 주목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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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내외반대불구 25일 단행되는 시나이철군
4월25일은 과거 37년동안 4차례의 전쟁을 반복하면서도 궁극적인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은 중동분쟁에 하나의 분기점을 이루게 되는 날이다.
이날 이스라엘은 시나이반드의 마지막 3분의1을 이집트에 반환함으로써 78년9월에 이뤄진 갬프데이비드협정의 전반부를 이행하게된다.
이로써 이집트쪽은 67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잃었던 불모지이긴하나 전략적 중요성이 큰 6만1천평방km의 사막을 총한방 안쓰고 되찾게 되었고 이스라엘은 그댓가로 건국이래 최초로 서부전선을 안점된 국경으로 고정시키게 되었다.
그결과 이스라엘은 불안정하기는해도 친이스라엘세력으로 방파재를 만들어 놓은레바는휴전선및 전쟁의 의사가 없는 요르단과의 휴전선과 시나이국경을 이어 변방지대를 대부분 안정시긴 셈이다.
적어도 형식상으로는 이제 이스라엘이 신경써야할 주전선은 아랍국가들과의 총경계선인 9백12km중 시리아와 맞대고 있는 79km밖에 남지 않는다.
이스라엘이 자체 석유수요의 75%를 공급할수 있는 2개의 시나이유전도 포기하고 결사적으로 반환을 반대하는 주민들을 강제로 철거하면서까지 시나이반환 약속을 지키기로 한것은 바로 이런 전략적 계산때문이다.
그련 희생을 무릅쓰고라도 이집트와 평화공존관계를 이룩하면 나머지 아랍전방국가들은 이스라엘에 별군사적 위협이 될수 없다고 이스라엘 지도자들, 특히 「베긴」수상은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와같은 계산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안에서는 「샤론」국방상을 비롯해서 시나이반도의 반환을 반대하는 세력이 있다.
이들의 반대이유는 시나이반환에 따르는 전략적계산 자체를 부인해서가 아니라 그런 계산이 현실적으로 그대로 맞아 떨어질수 있느냐는데 회의를 품고 있기때문이다.
즉 시나이반환으로 아랍전열이 양분되고 그중 하나인 이집트가 이스라엘과의 평화조약을 엄격하게 지켜 장기적으로 이스라엘에 위협이 되지않기 위해서는 이집트가 계속 아랍세력과분리된 상태가 지속돼야만 된다.
그러나 캠프데이비드협정의 이집트쪽 주동자인「사다트」가 암살된후 후임으로 들어선「무바라크」대통령은 일단 시나이를 반환 하고나면 이스라엘에 등을 들리고 다시 아랍과 손을잡아 대결정책으로 되돌아 서지 않겠는가라는 의문이 반환을 며칠 앞둔 이스라엘측 반대파인사들을 괴롭혀 왔다.
결국 오랜 우여곡절에도 불구하고 시나이 반환은 예정대로 이행되는게 분명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러나 시나이반환에 따른 이스라엘측 계산에도 불구하고 중동문제가 이를 계기로 평화로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67년 이스라엘이 점령한 나머지땅인 골란고원·요르단강서안· 가자지구등이 그대로 이스라엘 수중에 남아있고 캠프데이비드협정후반부에 명시된「팔레스타인주민들의 자치권」문제가 전혀 진전을 보이지 않은채 오히려 퇴보하고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시리아로부터 빼앗은 골란고원일대를 지난12월 합병했다. 이어 요르단강 서안일대의 민선시장들을 추방하고 이스라엘후원아래 친이스라엘정치조직인 「마을연맹」을 육성하기 시작함으로써 나머지 점령지들을 협상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이를 영토로 편입시키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예상되기는 했지만 이같은 조치는 팔레스타인민족에 독립국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범아랍적 대의명분을 짓밟아 버렸다. 동시에 캠프데이비드협정에 명시된「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위한 완전한 자치권」을 이스라엘 통치아래서의 제한된 「행정자치」정도로 해석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다.
시나이 반환의 댓가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민족과 나머지 점령지에서 철저히 받아내고 있는 셈이다.
이에대해 아랍강경파국가들은 반격할 능력이 없다. 유일하게 군사적 능력과 반격의 동기를 가진 시리아는 레바논내란수습에 주력을 투입해서 꼼짝 못하고 이라크와·요르단은 이란과의 전쟁에 휘말려있을뿐 아니라 처음부터 이스라엘과 정면대결할 의사가 없다. 고작해야 이들은 지금까지처럼 말뿐인 강경노선으로 화풀이나 할것이다.
그러나 레바논남부와 중부에 집결해있는 PLO(팔레스타인해방기구)의 군대는 시나이반환을 전후해서 행동을 취할가능성이있다.
PLO가 산발적으로 행동을 취하게될때 그 자체로서는 큰 충격은 될수 없겠지만 예견할수 없는 상태가 불쑥불쑥 일어나는 중동의 유동적 상태에서는 그런 충돌이 보다 큰 충돌의 도화선이 되기에는 충분한 것이다. 【런던=장 두 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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