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일 소나기 3골 … 성남, 서울 대파 3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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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트트릭을 기록한 남기일이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성남=연합]

"아직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믿어지지가 않아요. 10개월 된 딸 경민이와 이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저격수' 남기일(31)이 생애 첫 해트트릭을 해냈다. 남기일의 맹활약에 힘입은 성남 일화는 FC 서울을 4-1로 대파하고 파죽의 3연승을 달렸다. 4승3무3패(승점 15)가 된 성남은 9위에서 5위로 도약했다. 15일 개막하는 피스컵 국제축구대회를 앞두고 박진섭.김두현과 골키퍼 권찬수를 영입한 성남은 서서히 강호의 면모를 되찾기 시작했다.

3일 성남 제2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삼성하우젠 K-리그 2005 전기리그 경기에서 성남은 전반 31분 히카르도의 헤딩골로 앞서나갔다. 서울은 후반 8분 김은중의 헤딩슛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16분 이성남이 두두와 교체 투입되면서 '남기일 주연-이성남 조연'의 드라마는 시작됐다. 24분 이성남의 크로스를 남기일이 헤딩슛, 볼은 골키퍼 원종덕의 손을 맞고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31분에도 이성남이 왼쪽을 휘저은 뒤 오른쪽으로 넘겨준 볼을 남기일이 한 번 툭 친 뒤 강력한 오른발슛을 꽂아넣었다.

후반 40분 남기일이 기어코 해트트릭을 해냈다. 김도훈이 중앙을 돌파한 뒤 왼쪽으로 밀어준 볼을 남기일이 왼발로 강하게 차넣었다. 머리-오른발-왼발로 한 골씩 넣은 것이다. 남기일은 경희대를 졸업하고 1997년 부천 SK에 입단한 뒤 전남을 거쳐 올해 성남으로 옮겼다. 이날 경기 전까지 프로통산 202경기에서 25골-25도움을 기록한 남기일은 '특급 도우미' 이성남과 김도훈 덕분에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맛봤다.

부산 아이파크는 광양 원정경기에서 전남 드래곤즈를 1-0으로 누르고 전기리그 우승의 8부 능선을 넘어섰다. 부산은 전남 출신 미드필더 임관식이 후반 4분 강력한 왼발슛을 꽂아넣었다. 정규리그 10경기 무패(7승3무.승점 24) 행진 중인 부산은 6일 홈에서 벌어지는 서울과의 경기에서 이기면 남은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전기리그 우승을 확정짓게 된다.

성남=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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