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만에 손 잡은 안철수·문재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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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문재인 의원이 29일 안 의원의 장인 빈소에서 7개월 만에 단독으로 만났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문재인 의원이 29일 빈소에서 회동했다. 안 의원의 장인이자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의 부친인 고 김우현(80)씨가 28일 새벽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별세하자 문 의원은 29일 저녁 서울발 여수행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빈소를 찾아왔다.

2012년 대선 이후 서먹서먹한 관계를 유지하던 두 사람은 손을 잡고 안부 인사를 나눴다. 문 의원이 먼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바쁘실 텐데 먼 길을 와주셔서 정말 고맙다"고 화답했다. 이어 두 사람은 자리에 앉아 6분가량 대화를 나눴다.

▶안 의원="중요한 일정들이 굉장히 많으셨을 텐데 와주셔서…."

▶문 의원="오늘 국회 상임위도 다 가고 밥값은 하고 왔다."

▶안 의원="부모님들이 나이 드시면 가까이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 의원="옛날에 아버님이 젊은 나이에 아침에 일하러 나가셨다가 주검으로 돌아왔다. 우리 어머니가 늘 하는 말씀이 '병 간호라도 좀 해봤으면'이다. 그런 것이 두고두고 한이 되는 것 같다."

안 의원은 여러 번 조문에 감사의 뜻을 나타냈고, 문 의원은 "(빈소를 보니) 안 의원이 호남의 사위란 말이 실감난다"고 덕담을 했다. 가톨릭과 가까운 안 의원에게 "국회에 천주교 모임이 있는데 오시죠"라며 친근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두 사람은 지난 3월 옛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합당 직전 배석자 없이 단독 회동을 가진 이후 공식 행사장 등을 제외하곤 만난 적이 없다. 안 의원은 창당 후 주로 비노무현계 의원들과 함께 정치를 해왔다. 문희상 비대위원장도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동 직후 빈소를 찾았다. 두 사람은 식사를 함께하며 덕담을 주고받았다.

▶안 의원="현안들이 갈수록 더 많고 복잡하다. (문 위원장께서) 잘 관리해주셔서 정말 얼마나 힘드실까 하는 생각이 든다. 바깥에선 아마 잘 모를 거다. 얼마나 고민하고 힘드실지."

▶문 위원장="(안 의원의 대표 경험은) 결코 헛된 시간이 아니었음을 나중에 깨달을 거다. 얻은 것도 많고 잃은 것도 많지만 내가 볼 땐 꼭 거쳐야 할 과정이다."

▶안 의원="값진 경험이었다."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도 빈소를 찾아와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은 “동료 의원인데 (오는 게) 당연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 명의의 조화를 보내 안 의원을 위로했다. 정의화 국회의장, 정홍원 국무총리,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도 조화를 보냈다.

이윤석 기자 america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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