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교육의 확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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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는 1일 유아교육의 발전을 위한 「유아교육진흥종합계획」을 확정발표했다. 올해부터 착수될 이 계획은 현재 다원화되어 있는 전국의 유아교육시설을 체계화하고 14.7%인 유치원취원율을 앞으로 5년이내에 38%로 늘리는것을 골자로 하고있다.
날로 격심해지는 국제경쟁사회에서 우리나라가 살아남기 위해서 2세교육을 충실히 해야하며, 그중에서도 유아교육의 강화가 절실하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사람이 태어나서 4∼5년사이에 지능의 80%이상이 성장한다는 이론은 이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의심할바없는 정설이되었다.
예를 들어 의도적으로 교육을 시키지않은 자연성장상태에서의 언어습득정도만해도 3, 4돌들 사이에서 가장 많은 언어성장이 있음을 나타내주고 있다. 언어습득능력뿐 아니라 모든 행동능력도 뇌세포의 돌기와 그 돌기에서 뻗어나는 수상직유가 발달하는 0∼12세 사이의 잠재력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이미 현대과학으로 구명되었고 오늘날 많은 학자들이 유아교육을 주장하게된 이론적근거도 여기에 있다.
정부가 유아교육을 중요한 국정지표로 삼아 추진키로한것은 그런 뜻에서 너무도 당연하다.
그동안 우리의 유아교육은 한마디로 체계도 없었고 뚜렷한 목표도 없었다. 체계적으로 정리된 교육 프로그램이나 전문교사가 없었음은 말할것도 없고 관할기관 역시 문교·내무·보사·농촌진흥청등으로 갈러 효율적인 교육을 실시할수 없었다. 정부의·담당부서가 일원화되어야 한다는 소리가 높았음에 비추어 앞으로 유아교육이 문교·내무부를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물론 교육대상을 대폭 늘리는 양적증가는 필요하다. 오래전에 1백%에 이른 소련은 차치하고 대부분 선진국들이 70년대에 98%이상의 취원율을 달성했다는 사실에서 우리의 14.7%는 분명히 빈약하다.
무엇보다 취원율부터 올려놓고싶은 욕심은 이해가 간다. 그러나 당장 절실한 것은 양적인 팽창이 아니라 질의 충실화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교육에서처럼 기초를 잘 다지는 일이 중요한 분야도 드물다. 유아교육의 경우는 특히 그렇다. 태어나면서부터 5세까지가 지능형성의 결정적 시기이기 때문에 유아교육이 필요하다면, 바로 같은 이유로 유아교육의 질또한 충실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한번 비뚤게 자란 나무의 교정은 처음부터 올바르게 자라게하는 일보다 훨씬 어려운 것이다.
우리가 교육 프로그램의 체계화와 함께 전문교사의 양성이 시급하다고 여기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흔히 유아교육은 노래나 가르치고 율동등을 통해 몸의 기본동작나 익히게하면 족하다고들 생각한다. 한때 국민학교에 유치원을 병실하고 국민학교 교사들이 유치윈 교사를 겸하게한다는 구상은 그래서 나온 것이겠지만 그것은 유아교육의 본질을 외면한 것이라 보지않을수 없다.
유아교육에서 우선 필요한 것은 외면적인 방대함이 아니라 내면적인 충실인 것이다. 졸속보다는 내실을 중요시함으로써 모처럼 착수하는 이 계획이 성공적인 열매를 맺게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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