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스탈린의 흉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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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해방직후 중국공산당과 모택동이 북한의 지도자후보로 무정을 적극적으로 밀지 않았던 데에는 또하나의 이유가 있었다. 소련이 대독전쟁으로 상당히 곤란에 직면해 있을때 중국공산당지도부와 모택동은 아주 소극적으로 밖에 협력하지 않아「스탈린」의 비위를 건드렸다.
당시 모택동의 대소정책은 소련이「히틀러」의 독일에 패배하는 경우도 고려해 취해진 것이었다. 따라서 모택동의 입장에서는 해방후 북한의 지도자를 지명하는유의 문제로 다시「스탈린」의 기분을 거슬릴 필요를 느끼지 않았을 것으로 볼수있다.
이렇게하여 김일성은 어쨌든 유일한 수령후보자가 되었다. 그결과 조만식은 평양의 고려호텔에서 산송장신세가 되었고 박헌영은「스탈린」의배려로 부수상과 외무상 직에 앉혀졌다. 그리고 무정은 정계에서 사라질 수밖에 없었다.
북한사람들에게 있어 김일성과 같이 파렴치하고 교양없는 잔인한 지도자를 가지게 된것은 모든 불행과 재앙의 근원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실제로 「스탈린」 의 도움없이는 실현될수 없었을 것이다.
더우기「스탈린」의 과오는 김일성을 북한의 지도자로 지명했다는 데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이미 30년대에 이보다도 더욱 중대한 죄를 범하여 우수한 지도자들을 소련국내에서 숙청했다. 그때부터「스탈린」은 한국인들에게 불행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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