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제금융 거물 쉬팡밍 수백만 위안 수뢰혐의 조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중국 금융정책의 실무 책임자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명성이 높은 쉬팡밍(徐放鳴) 재정부 금융사장(司長.국장.사진)이 부패 혐의로 구속됐다.

홍콩의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27일 1면 톱 기사로 "중국 지도부가 금융 분야에 대해 부패 척결 작업을 벌이는 가운데 쉬 사장이 사정 기관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쉬 사장은 지난주에 사정당국에 의해 연금상태에 들어가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은 고위 공직자들이 혐의가 있을 경우 먼저 가택연금에 처하고 출두 시간.출두 장소를 정해 수사관에게 보고토록 하는 '구이(雙規)' 처분을 내린다.

그는 그동안 중국의 국유 은행은 물론 자산관리공사, 정부 출자 금융기관 등의 최대 주주인 정부를 대표하면서 이를 관리.감독하는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해왔다. 국유은행 민영화.구조조정과 은행권의 부실 채권 판정 여부도 그의 권한에 속했다. 이 신문은 "쉬 사장은 현재 수백만 위안(元)의 뇌물 수수 혐의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바람에 그와 직.간접으로 관계가 있는 중국 금융권 고위 인사들은 부패 혐의로 연루될 것을 우려해 전전긍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금융권 인사들은 "지난주에 역시 부패혐의로 구속된 후추쇼우(胡楚壽)전 농업발전은행 부(副)행장 사건과 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는 베이징(北京)의 '메이허'라는 전자업체에 무려 9억2000만 위안(약 1100억원)의 대출을 해주면서 600만 위안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홍콩=이양수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